미군, '노예제 옹호' 남부연합 잔재 연내 청산

입력 2023-01-06 15:44  

미군, '노예제 옹호' 남부연합 잔재 연내 청산
기지·기념물 등 1천100여개 개명 또는 철거
미 육군 최대기지 '포트 브래그' → '포트 리버티'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미군이 과거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의 잔재에 대한 본격적인 청산에 들어갔다고 미 의회전문 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더힐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5일(현지시간) 남부연합 이름을 딴 육군기지에 대한 명칭 변경 사업을 이끈 명명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범 국방부 차원에서 남부연합과 연관된 명칭과 기념물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남부연합은 1861년 노예제를 고수하며 합중국을 탈퇴한 미국 남부지역 11개 주가 결성한 국가로,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미군 모든 병과와 사관학교 등 국방부 산하 기관들은 내년 1월 1일까지 남부군을 기리거나 기념하는 이름이 붙은 국내외 기지, 거리, 학교, 조형물 등 1천100여 장소나 품목의 이름을 바꾸거나, 철거해야 한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미 육군 최대 기지 '포트 브래그', 미 육군 군사훈련소가 있는 조지아 주 '포트 베닝' 등 남부연합 소속 장군의 이름을 딴 미군 기지 9곳의 이름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포트 브래그'가 '포트 리버티'로 바뀌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8개 기지는 250년 미군 역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의 이름을 따 새로 명명된다.
한편, 이 같은 노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말기 의회에서 통과된 국방수권법(NDAA)에 따른 것으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작년 10월 미군 내 남부연합 잔재 청산을 최종 승인했다.
미 상원과 하원은 2020년 말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미군기지 명칭을 바꾸는 내용 등이 담긴 NDAA를 처리했지만, 당시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는 거부권을 행사했다. 미 상원은 작년 2021년 1월 재의결을 거치면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한 바 있다.
NDAA 처리 뒤 남부연합 이름을 딴 육군기지에 대한 명칭 변경 사업을 이끈 명명위원회는 지난 18개월간 남부연합과 관련된 이름과 물품을 찾아내고, 대안 명칭을 정하기 위해 전문가, 역사학자, 지역사회, 군인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협의를 거쳤다.
미 국방부의 남부연합 잔재 청산과 새 이름 명명에는 6천250만 달러(약 800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고 더힐은 전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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