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폴란드 정부가 미국, 한국과 구매 계약을 맺은 전차를 인도받으면서 보유 중인 레오퍼드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의 한 고위급 외교관은 "주력 전차인 레오퍼드 탱크를 넘겨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방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운송해주는 업무에 관여해온 체코의 관리도 "그들이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 초기에도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이 설계한 T-72 탱크 200대 이상을 지원한 바 있다.
레오퍼드 탱크는 최근 미국과 독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방침을 밝힌 경량 탱크보다 한층 더 중무장한 탱크로, 폴란드는 현재 24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탱크는 애초 독일에서 개발된 것이지만, 폴란드가 2000년대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그동안 현대화 작업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폴란드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폴란드국제정세연구소(PISM)의 한 간부는 "(레오퍼드 탱크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미국과 한국에 주문한 전차가 얼마나 빨리 인도되는지에 달렸다"며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우크라이나에 탱크 지원을 꺼리던 서방의 태도도 수개월간의 외교 노력으로 누그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M1A1 전차 116대 등 폴란드에 대한 37억5천만 달러(약 5조 원) 규모의 무기 패키지 수출을 승인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수개월 전에는 폴란드에 M1A2 전차 250대 수출을 결정한 바 있다. 이들 전차는 미 육군 기계화 부대의 주력 자산으로 꼽힌다.
또 폴란드는 한국에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3개 편대(총 48기)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지난해 발표했다.
특히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등 57억6천만 달러(약 7조6천780억 원) 규모의 1차 물량은 이미 한국 측과 이행계약을 체결, 이 가운데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문 등 초도 물량을 지난달 넘겨받았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전화 통화 직후 공동 언론성명을 내고 미국은 브래들리 장갑차를, 독일은 마더 장갑차를 각각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프랑스도 자국산 경전차인 AMX-10 RC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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