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얼음장 손발은 한파 탓?…"다른 원인 살펴야"

입력 2023-01-07 07:00   수정 2023-01-18 16:07

[위클리 건강] 얼음장 손발은 한파 탓?…"다른 원인 살펴야"
레이노증후군·동맥경화증 원인 가능성…"조기진단 땐 약물치료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겨울철에 유독 손발이 시리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처럼 한파가 이어지는 날씨에 손발이 찬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문의들은 그 증상이 과도하고 오래간다면 큰 통증이 없더라도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고한다. 말초혈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혈관외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손발 시림 증상을 유발하는 말초혈액순환 장애로는 '레이노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레이노증후군은 대체로 추위와 같은 외부 자극에 교감신경 반응이 예민해지면서 혈관이 수축해 발생한다. 손가락이나 발가락과 같은 말초혈관 부위 피부가 하얗게 창백해지면서 감각이 무뎌지고, 혈액순환 정도에 따라 피부색이 파래지거나 붉은색으로 변했다가 원상태로 돌아오기도 한다.
심하면 손끝과 발끝에 산소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저림증상과 가려움증, 통증을 동반하며, 피부의 괴사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레이노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약 두 배 가까이 많게 관찰된다. 여성이 남성보다 혈관이 더 가늘기도 하지만 초경·임신·출산 등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 설거지와 빨래 등에 따른 과도한 찬물 노출, 자궁이나 난소 등 내부장기의 혈액 쏠림 등이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진단은 일정 시간 찬물에 손을 담갔다가 말초의 혈류 속도와 온도가 몇 분 안에 돌아오는지를 확인하는 혈관기능검사, 찬물에 손을 담갔다가 동위원소 약물을 주사해 증상 부위 변화를 관찰하는 핵의학검사 등을 이용한다.
대부분은 통증이 가볍기 때문에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가 일반적이다.
약물로 잘 조절이 되지 않을 때는 교감신경 차단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부작용 위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
대개는 양쪽 손발이 함께 아프지만, 만약 한쪽 손발 혹은 손가락 한두 개에서만 증상이 나타나거나 40세 이후에 처음 증상이 생겼다면 별도의 질환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을 예방하려면 평소 세수나 설거지를 할 때 따뜻한 물을 사용하고, 외출 시에는 모자, 목도리, 장갑 등으로 보온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면서 "흡연자라면 꼭 금연을 실천해 말초혈관의 수축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발이 차가워지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동맥경화증을 꼽을 수 있다.
심장에서 피를 보내주는 길인 동맥의 어느 한 곳이 막히게 되면 말초혈관으로 가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면서 손이나 발이 차가운 증상을 느끼는 것이다.
다만 동맥경화증은 레이노증후군과 달리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등의 위험요인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손보다는 발 쪽이 차가워지는 경향이 있다. 또 한쪽 발에만 차가운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조성신 교수는 "동맥경화증은 발이 시리고 계단을 오를 때 종아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게 주 증상이지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손발 끝의 괴사가 진행돼 절단하는 상황으로 악화할 수 있다"면서 "혈관의 문제일지라도 조기에 진단한다면 약물만으로 빠른 치료가 가능한 만큼 초기 증상이 의심될 때 병원을 꼭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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