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전 라이선스 확정 목표…中, 화이자에 가격 인하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중국이 자국에서 미국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복제약(제네릭)을 제조·유통하기 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하고자 화이자 측과 협의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주도로 지난달 말부터 화이자를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협상을 해오고 있으며, 오는 22일 음력 설 춘제(春節) 이전에 복제약 라이선스 계약 조건을 확정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팍스로비드 치료제 비용 일부를 의료보험으로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화이자 측에 복제약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이 강도높은 '제로 코로나' 방역조치를 완화한 후 처음 맞이하는 이번 춘제 특별수송기간에 연인원 20억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확진자 폭증과 의료 과부하, 치료제 품귀 등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팍스로비드는 그간 서방의 백신과 치료법을 수용하기를 꺼려온 중국이 공식 승인한 몇 안 되는 치료제 중 하나다. 팍스로비드는 고위험군 환자의 입원율을 90%가량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중국인이 찾고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NMPA는 작년 12월 말 자국 제약사들과 함께 회의를 열고 팍스로비드 복제약 생산에 필요한 준비 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는 작년 8월 중국 본토 내 사용에 한정된 팍스로비드 생산 계약을 따낸 저장화하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사인 CSPC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팍스로비드 복제약 생산을 위한 규제기관 등록을 준비하라"는 권고에 따라 복제약 효과가 오리지널 의약품과 생물학적 동등성을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생동성 시험을 진행, 이달 내로 검사 결과를 NMPA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국 NMPA와 국무원 측은 팍스로비드 복제약 계약 추진과 관련한 로이터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화이자 대변인은 "중국에서 적절한 팍스로비드 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당국 및 모든 관계자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작년 3월 유엔이 지원하는 의료단체 '국제 의약특허 풀'(MPP)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중국 5개사를 포함한 전세계 35개 제약사가 저소득 국가 제공을 위한 팍스로비드를 저렴한 로열티만 지불하고 생산할 수 있게 됐지만, 당시 판매 대상국에서 중국은 제외됐다.
중국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약품 품귀 현상이 벌어져 일부에서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암시장에서는 팍스로비드 한 상자가 정가 약 2천300위안(약 42만4천 원)의 20배가 넘는 5만 위안(923만2천 원)에 팔려나갈 정도이며, 인도산 복제약 값도 8배로 뛰어오르는가 하면 독감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둔갑하는 등 가짜 약까지 판을 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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