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 "끝나서 기쁘다"…바이든 "공화당과 협력할 준비", 일단 협치 손 내밀어
공화 강경파 반란에 공회전 거듭…나흘만 진공사태 해소하며 가까스로 정상화
親트럼프 성향, 강경파 회유 위해 요구 수용…분열된 하원·당 난맥 돌파 안팎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김동호 기자 = 미국 신임 하원 수장에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공화당 내 강경파 반란으로 닷새에 걸쳐 15차례 투표가 진행된 끝에 대통령, 부통령에 이어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결정됐다.
미국 하원은 의회 공전 4일째인 6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제118대 의회의 하원 의장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를 이어갔으며 자정을 넘겨 7일 새벽 당선자를 확정했다. 지난 3일 첫 전체회의를 열어 개원한 지 나흘 만에 공백 상태를 끝내며 가까스로 정상화된 셈이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새벽 15차 투표에서 216표를 얻어 민주당의 하원의장 후보인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212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소속 의원이 222명으로 다수당을 점하고 있는 공화당에서는 이날도 강경파 의원들의 반란표가 이어졌고 매카시 원내대표는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으로 공식 선출되기 위한 과반을 채우지 못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12번째 투표에서는 213표를, 13번째 투표에서는 한 표 더 늘어난 214표를 얻는 데 그쳤다. 14번째 투표에서는 216표를 얻었다.
14차 투표 막바지에는 매카시 하원의장은 당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 로렌 보버트와 맷 게이츠 의원이 앉은 자리로 걸어갔으며, 이들 사이에 심각한 표정의 대화와 삿대질이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결국 15번째 투표에서도 216표를 얻었지만, 아무도 뽑지 않고 '재석'(present)으로 투표를 보류한 공화당 의원이 6명이 되면서 선출에 필요한 '매직넘버'가 216표로 내려간 덕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매카시 신임 의장 선출로 의회 공전은 끝내게 됐지만, 분열된 미 하원 및 다수당의 난맥상이 이번 투표 과정에 고스란히 드러난 만큼 그의 앞에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카시 신임 의장은 기자들에게 "끝나서 기쁘다"고 간략하게 소감을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번 선출 기간 강경파를 회유하기 위해 협상과 물밑 접촉을 벌였다.
특히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제출 기준을 '의원 1명'으로 완화하는 등 강경파의 여러 요구를 수용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이는 중대한 법안 처리 시 하원의장 자신의 권한을 크게 약화할 수 있는 것이다.
미 하원의장 선출 투표는 사실상 요식 절차로 간주될 만큼 이번만큼 난항을 겪은 사례가 드물다. 10차 투표까지 진행된 것은 1859년 이래 처음으로, 남북전쟁(1861~1865년) 직전이었던 당시에는 모두 44번의 투표가 진행됐다.
앞서 가장 최근까지 의장 선출을 위해 2회 이상 투표가 진행됐던 것은 100년 전인 1923년이었으며 당시에는 9차 투표에서 선출에 성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매카시 의장 선출 직후 "내가 할 수 있을 때 공화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이제 책임감 있게 통치하고 미국 가정의 이익을 최우선시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때"라고 말했다.
매카시 신임 하원 의장은 친(親)트럼프 성향의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전통적인 공화당 정치인들이 불편하게 여기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난 2016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강력히 지지해왔다.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노선을 예고해왔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2014년 하원 진출 8년 만에 하원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2018년에 다시 원내대표로 뽑혀 지금까지 하원 공화당을 이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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