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지속가능 푸드트럭으로 큰 인기…대체유단백질 빙수 등 선보여
'맛 차이 없고, 가격도 1∼2년 내 비슷해져…건강·환경에 다 좋아"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스 중 하나는 센트럴홀 외부에 마련된 지속가능식품 푸드트럭이었다.
SK㈜가 투자한 퍼펙트데이와 네이처스파인드의 대체유단백질 빙수와 크림치즈,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먹은 관람객들은 "맛있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는데 CES를 찾은 최태원 SK 회장도 그중 하나였다.
SK㈜에서 지속가능식품 투자를 맡은 김대중 그린투자센터 그룹장은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만나 "지속가능식품은 좋은 포화지방을 포함하고, 칼로리도 낮아 건강에 이롭다"며 "또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어 환경에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유를 먹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왔다"고 강조했다.
SK㈜는 2020년 미국 미생물 발효 단백질 개발기업 퍼펙트데이에 투자하며 지속가능식품 사업에 진출했고, 네이처스 파인드와 미트리스팜, 와일드타입까지 투자 대상을 넓히고 있다. CES에 지속가능식품 푸드트럭을 내놓은 것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김 그룹장은 투자에 나서게 된 이유를 묻자 "SK그룹이 '넷제로'를 주제로 삼은 후 온실가스가 어디서 제일 많이 나오는지 살펴봤다"며 "그랬더니 소가 내뿜는 양이 전 세계 차량이 배출하는 양과 비슷하더라"고 했다.
이어 "지속가능식품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모두 추구할 수 있는 영역이라 투자를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식품은 기술적으로 크게 식물성 식품(플랜트 베이스드), 미생물 발효식품(퍼먼테이션), 세포배양식품(셀베이스드)으로 구분된다.
먼저 콩고기 등으로 대표되는 식물성 식품은 가장 상용화가 빠른 분야로, 비욘드밋이 대표적 기업이다.
미생물 발효식품은 원하는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적절한 미생물을 찾아 유전자를 바꾼 식품으로, SK㈜가 투자한 퍼펙트데이와 네이처스 파인드가 여기에 포함된다.
세포배양식품은 말 그대로 줄기세포를 배양한 것이다.
보통 지속가능식품은 실제 식품보다 맛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하지만 CES에서 빙수와 크림치즈 등을 맛본 관람객들은 맛 차이가 거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김 그룹장은 "맛이 숫자로 계량되지는 않지만 고기 같은 건 이제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많다"며 "발효기술을 활용해 육즙도 구현할 수 있어 버거에 들어가는 패티는 구분이 안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SK㈜가 상용화가 가장 느린 세포배양식품 회사인 와일드타입에 투자한 것도 이 회사가 만든 연어 스테이크의 훌륭한 맛 때문이었다.
김 그룹장은 "대체 연어 스테이크는 질감뿐만 아니라 연어의 하얀 줄까지 그대로 구현했다"며 "육류보다는 해산물이 만드는데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제조 비용 때문에 지속가능식품이 비쌀 것으로 생각해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도 있다.
김 그룹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도 두 식품 간 가격을 어떻게 비슷하게 만드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는 가격과 비용을 맞춰가는 단계이고, 식물성 식품은 원가 기준으로 볼 때 현재 비슷하거나 1∼2년 내 가격이 같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식품은 이제 미국을 넘어 유럽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젊은 세대를 겨냥해 저변을 넓히고 있다. 퍼펙트데이는 현재 매일유업[267980]과 손잡고 국내 판매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한국을 공략한 후 나중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소매보다는 현지 F&B 기업과 함께 지역에 맞는 음식을 제공하는 외식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그룹장은 "퍼펙트데이의 대체유단백질로 만든 바리스타 밀크를 현재 텍사스 오스틴 스타벅스 3개 매장에서 라떼에 넣어 팔고 있다"며 "기술력 투자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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