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의 초고속 통화긴축 속에 정보기술(IT) 업계 투자가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지만, 챗GPT(ChatGPT) 등 인공지능(AI) 분야에는 여전히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람과 상당히 비슷한 글을 쓸 수 있는 획기적 성능에 힘입어 큰 화제로 떠오른 챗GPT의 개발사 오픈AI는 새로운 '골드러시'의 한가운데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오픈AI는 최근 기업가치 290억달러(약 36조원) 기준으로 지분 매각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가 2021년 평가 당시 140억달러(약 17조4천억원)에 비해 불과 1년여 만에 2배 이상 부풀었다.
AI가 주목받았던 것은 수년 전부터지만, 문장·이미지 등을 새롭게 생성할 수 있는 '생성형 AI' 등 새로운 흐름은 더욱 강력하고 성숙한 기술을 보여준다고 NYT는 전했다.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오픈AI가 지난해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달리-2'(Dall-E 2) 등 AI 기반 서비스들을 출시하면서부터다. 게다가 최근 챗GPT의 폭발적인 인기로 한껏 관심이 고조된 상태다.
이 기술이 발달하면 구글의 검색엔진, 포토샵의 사진 편집, 시리·알렉사 같은 디지털 비서 등 갖기지 IT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면서 이용자들이 사람과 얘기하듯 컴퓨터와 편안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문장·이미지 등을 생성할 수 있는 생성형 AI 분야에 몰린 투자는 최소 78건에 투자 금액 137억달러(약 17조원)를 기록, 앞선 5년간의 누적 투자액과 맞먹었다.
생성형 AI 스타트업 재스퍼는 지난해 10월 기업가치 15억달러(약 1조8천억원)를 인정받아 1억2천500만달러(약 1천556억원)를 모았다.
다른 기업인 '스태빌리티 AI'는 같은 달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로 1억100만달러(약 1천257억원)를 확보하기도 했다.
한 벤처캐피털 회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성형 AI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은 450여 곳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구글과 메타를 비롯한 대기업들도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지만, 가짜 뉴스, 혐오 발언, 성적·인종적 편견 등을 포함한 유해 콘텐츠를 생산할까 우려해 대중에 공개하기를 꺼려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기업 브랜드 타격 우려가 적은 오픈AI 등 스타트업들은 공개에 더 적극적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둘러싼 상황을 아이폰·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출현 당시와 비교하며 "그러한 드문 기회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생성형 AI의 발전 정도가 실제보다 과장됐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또 생성형 AI가 활용하는 정보의 저작권 논란 등 윤리적 문제도 제기된다.
이 밖에 구글 등이 여기에 역량을 집중할 경우 스타트업을 빠르게 능가할 수 있어 이들의 경쟁우위가 거의 없다는 관측도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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