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박진 외교장관과 통화서 "韓, 객관적·과학적 태도 갖길"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친강 중국 신임 외교부장(장관)이 9일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첫 통화에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한국의 방역 강화 조치에 우려를 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올린 양국 외교장관 통화 결과 자료에서 "친강 부장은 한국이 최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임시 제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한국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를 갖길 희망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에 대해 박진 장관은 한국 측 조치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취해졌다는 점을 친 부장에 설명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중국 내 급격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세 등을 고려해 중국발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과 항공편 추가 증편을 제한하고,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취임 인사 성격을 띤 외교장관간 통화에서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는 현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그것을 회담 결과문을 통해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지난달 왕이 전 부장 후임자로 임명된 친강 신임 외교부장은 외교부 대변인 재임 시절 갈등 현안에 대한 중국의 강경한 입장을 담은 신랄한 논평으로 유명했다.
그 때문에 중국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상징 인물로 여겨져 왔는데 박 장관과의 첫 통화에서도 그런 면모를 재확인시킨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교 대변인 정례 브리핑 계기에 한미일 등 각국이 취한 중국발 입국자 대상 방역 강화 조치에 반발하며 대등한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런 반면 친 부장은 "중·한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며 "중·한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은 쌍방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쌍방이 지속 노력해야 할 큰 방향"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친 부장은 또 "나는 (박진) 외교장관 선생과 좋은 업무 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하며 양국 정상의 중요한 공동 인식을 함께 이행하고, 현재에 발 딛고 서되,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호적 대국을 장악하고 협력의 역량을 결집해 중한관계의 장기적 안정을 추동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이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대화에 나서게 하는 것은 한중간 공동이익"이라고 밝힌 내용 등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중국 측 발표에 적시되지 않았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