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도 포함"…반발 격화 속 지난해 22명 이어 사망자 급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난 연말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페루 반정부 시위 양상이 새해 들어 다시 격화하고 있다.
남동부 지역 공항으로 접근하려는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 간 강한 무력 충돌이 발생해 10여 명이 숨졌다.
9일(현지시간) 페루 일간지 엘코메르시오와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카스티요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 사임과 의회 해산, 구금된 카스티요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 파업 등을 이달 초부터 산발적으로 재개했다.
이날은 도로 봉쇄와 방화 등 반발 움직임이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진행됐는데, 남부 푸노에서는 대규모 시위대가 훌리아카 공항 인근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중앙정부 행정과 공공 서비스 실태를 감시하는 헌법 기관인 페루 옴부즈맨 사무소는 이 과정에서 10대를 포함해 10여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총상 환자 등 30여 명의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 도중 여러 명이 숨져 이날 하루에만 적어도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페루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집계된 하루 사망자 수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해엔 3주 새 22명이 숨졌다.
옴부즈맨 사무소는 트위터에 "법과 질서 유지를 위한 공권력은 합법적이면서도 필요할 때만 쓰여야 한다"며 사망 경위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정부에 촉구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의회로부터 탄핵당한 후 반란 및 음모 혐의로 18개월간 예비적 구금 명령을 받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의 가족들은 멕시코시티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앞서 페루 의회는 대선과 총선을 기존 일정보다 2년 앞당겨 2024년 4월에 치르는 개헌안을 가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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