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러시아군 시신"…우크라 바흐무트서 '핏빛 전투' 격화

입력 2023-01-10 09:48   수정 2023-01-10 13:42

"온통 러시아군 시신"…우크라 바흐무트서 '핏빛 전투' 격화
러, 요새도시에 '인해전술'…주변 광산촌 솔레다르 초토화
첨병은 와그너 용병단…"푸틴 측근, 천연자원 사욕에 진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요새도시 바흐무트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소모전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사상자가 구체적으로 집계되고 있지는 않지만, 주변 마을 전체가 시신으로 뒤덮였다는 증언이 나올 정도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충돌은 우크라이나가 장악한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몇㎞ 떨어진 마을 솔레다르에서 격화했다.
러시아는 작년 여름부터 참호 지대인 바흐무트와 근처 마을을 장악하려고 공세를 퍼부어왔다.
솔레다르는 바흐무트 동북부 탄광촌으로 러시아군에 장악되면 우크라이나군으로서는 포위 위험에 처해 바흐무트 접근로를 내줄 수도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훼손되지 않은 벽이 없을 정도로 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광기가 이런 것"이라며 "모든 게 완전히 파괴돼 생명체가 아예 없을 정도이며 러시아군 수천명이 숨져 솔레다르 근처 땅 전체가 점령자들의 시신과 폭탄 구덩이로 뒤덮였다"고 현장을 설명했다.
가디언은 솔레다르 근처 항공 사진에서 실제로 숨진 러시아 병사들과 폭탄 때문에 형성된 지형 급변이 목격된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병력 우위로 압도하려고 하다가 대규모 전사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부장관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인들이 다연장로켓, 박격포를 쓰면서 말 그대로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진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레다르 전투를 주도하는 러시아 병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용병단 와그너 그룹이다.
프리고진은 솔레다르에 광산이 있어 대규모 병력이 80∼100m 지하에 주둔할 수 있고 이를 기점으로 보병 전차도 이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솔레다르를 통해 얻을 전략적 이점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한다.
그 때문에 프리고진이 솔레드르에 있는 소금, 석고 광산을 빼앗으려고 사적인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의 한 관리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이 소금, 석고 광산에 군침을 쏟고 있다고 관측했다.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프리고진이 바흐무트 근처의 우크라이나 천연자원을 개발하려고 하며 자신의 병력과 러시아 지방 관리를 연결하기 위해 전쟁을 이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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