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UMC(聯華)의 차오싱청 전 회장이 "대만과 중국이 통일되면 대만인은 천민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차오싱청 전 UMC 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만인이 권위주의 시기를 거쳐 민주주의 체제를 이룩해 다시는 순응하는 시민이 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중국 공산당은 과거 지주와 부농, 우파, 반혁명 분자, 악질분자 등 5가지 부류를 '흑5류'(黑五類)로, 문화대혁명(1966∼1976) 시기에는 지식인을 '흑9류'에 포함해 천민으로 깎아내렸다고 강조했다.
차오 전 회장은 대만이 1996년 총통 직선제를 실시한 후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공민 사회가 됐다면서 과학기술 발전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이성과 과학교육 등을 강화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대만의 밝은 미래에는 중국의 대만 합병이라는 시험대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차오 전 회장은 중국이 '통일은 민족의 대업'이라고 밝혔으나 대만과 중국이 두 나라고 나뉘어 서로 예속되지 않은 지 이미 73년이 넘었는데 계속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대내외적으로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벌어지고 중국 공산당이 의도적 합병을 도모하고 있어 대만 상황이 암울하다고 밝혔다.
차오 전 회장은 당초 통일론자였다가 반중 성향으로 급격히 돌아선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만언론은 그의 이런 행보가 중국이 2019년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해 시작한 홍콩의 평화적 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것을 본 이후라고 전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