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감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해야 하나, 아니면 대규모 인력을 한꺼번에 내보내야 하나", "해고 통고는 비대면이 나을까, 직접 보면서 얘기를 꺼낼까"…
최근 아마존, 골드만삭스 등 미국 기업들이 잇단 감원에 나선 가운데 경영진 사이에서 이런 고민이 확산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장 감원을 하지 않는 기업 인사 부서도 경쟁사의 상황을 파악하면서 해고 처리 절차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과거의 대량 감원 시기와는 달리 노동자들이 각종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만큼 회사 평판이나 임직원 사기 관리 등을 위해서도 해고자 처리는 한층 더 민감한 문제가 됐다.
WSJ에 따르면 실제 온라인 교육업체인 코세라의 경영진은 작년 11월 수십명을 감원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조직내 반발을 겪어야 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경쟁업체와 비교하면서 주식 보상 등 해고를 둘러싼 퇴사 조건의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고 해고되지 않은 직원들도 전체 회의를 열고 해고 절차를 쟁점화했다.
해고 처리가 한층 더 민감해진 업무가 된 만큼 고민거리도 다양하다.
예컨대 코로나19를 계기로 주 5일 중 2∼3일은 사무실에서, 나머지는 집에서 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이 정착된 테크기업의 경우는 대면 통고 여부를 놓고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경영자가 나쁜 소식은 직접 직원을 불러 얼굴을 보며 전하는 게 관행이었지만 이제는 줌으로 알려주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많기 때문이다.
전직 지원 서비스 업체의 임원인 앤디 챌린저는 "해고 통보를 들으러 사무실로 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잔인해 보인다"고 말했다.
감원 규모를 정하는 것도 최근 경제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실제 최근 기업들의 대량 해고 조치가 이어졌지만 미국의 작년 12월 실업률은 3.5%로 수십 년만의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과도한 수준의 감원을 하면서 핵심 인력까지 내보냈다가 자칫하면 빈 자리를 채우기가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게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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