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목표 달성위해 연준의 통화정책·감독수단 사용하는 건 부적절"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목표를 위해 통화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파월 의장은 이날 스웨덴 중앙은행 주최 심포지엄 참석해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은 중요한 제도적 장치"라며 "연준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위한 수단을 쓰고, 대중과 의회의 효과적인 이해·감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투명성을 제공함으로써 그 독립성을 지속해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법에 근거한 목표 및 권한과 밀접하게 연관되지 않은 사회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헤매지 말고 우리의 일에 전념해야 한다"며 "통화정책 독립성은 단기적인 정치적 고려로부터 통화정책을 보호하는 이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의 연준 독립성 강조 발언은 연준이 정치권의 고려에 따라서도 그 권한을 사용해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압박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는 "물가 안정은 건전한 경제의 기반"이라며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가 둔화하는 것과 같이 단기적으로 인기가 없는 조치가 요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통제가 없으면 정치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이러한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올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연준은 당장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판단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우린 법이 부여한 의무를 달성하고, 유용하고 적절한 투명성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연준 결정에 대한 투명성도 강조했다.
그는 "법이 부여한 목표와 권한을 고수하고, 기타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자 우리 영역을 넓히려는 유혹에 저항하는 게 필수"라며 "새 목표를 떠맡는 것은 그게 가치가 있어도 법이 부여한 권한이 없다면 독립성을 약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영역에서의 독립성은 우리의 감독 결정이 정치적 고려에 영향 받지 않는다는 것을 대중이 신뢰할 수 있게 보장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연준의 역할론에 대해선 그와 관련한 금융 리스크에 연준은 중요한 책임이 있지만 제한된다며 "기후변화에 직접 대처하는 정책 결정은 선출된 정부기관에서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명확한 입법 없이는 녹색 경제를 촉진하거나 기타 기후 기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의 통화 정책이나 감독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우린 기후 정책 입안자가 아니며, 앞으로도 그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기후 활동가들은 연준이 일반 은행 감독권을 강화해 대출 시 환경위험을 더 많이 고려하도록 촉구하고 있다"며 "파월의 언급은 에너지 기업에 대한 대출 제한 조처를 하도록 압박하는 환경 운동가들의 입장과 상충한다"고 전했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