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루한스크와 자포리자에 우크라이나 탈환 공세 집중 예상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1개월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러시아군의 포격이 가장 치열했을 때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미국 뉴스채널 CNN이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국 관계자들은 아직 명확한 설명을 내놓거나 단일 원인을 지목하지 않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탄약 공급 부족 탓에 포탄 사용 할당량을 정했거나 우크라이나의 방어가 성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술을 재검토하고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러시아군이 퍼붓는 포격의 하루 평균 탄약 수에 대해 미국 관계자들은 2만발 수준에서 5천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6만발 수준에서 2만발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추산을 내놨다.
양측이 제시하는 절대적 수치는 다르지만 약 3분의 1 내지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점은 일치한다.
우크라이나군은 하루 평균 4천∼7천발의 포격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쟁이 발발했을 때 보유중이던 소련 시절 152㎜ 구경 포탄 재고를 급속히 소진했으며, 서방 측으로부터 155㎜ 포탄 수십만발을 지원받았으나 이 역시 재고에 한계가 있다.
전황이 불리해지면서 러시아는 방어를 강화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루한스크주 북부나 자포리자주에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국방부는 지난 8일 올린 정보 업데이트에서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만약 자포리자에서 우크라이나가 주요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면, 러시아의 로스토프 지역과 크림 반도를 육로로 잇겠다는 러시아 측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상당한 제약이 생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루한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의 작전이 성공한다면 러시아가 공언해 온 '돈바스 해방'이라는 전쟁 목표가 더욱 훼손된다"며 러시아의 방어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심복으로, 용병단 '와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바흐무트 점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전투차량, 포탄, 총탄 부족 등을 들며서 "이는 내부의 관료주의와 부패 탓"이라고 주장했다.
최근까지 러시아의 무기 부족 현상에 대한 지적은 주로 정밀 타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 첨단무기에 집중됐으나, 이제는 탄약 등 재래식 무기의 공급도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얘기다. 러시아군이 생산된지 40년이 넘은 탄약을 사용하는 것이 확인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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