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세계적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 제작한 작품을 온라인상에서 판매하려던 국제 자선단체 홈페이지가 러시아 해커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쟁 피해 민간인을 지원하는 국제 자선단체인 '전쟁의 유산'(Legacy of War) 재단은 최근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현재 (구매희망자로) 등록한 사람들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으며 곧 (낙찰받는데) 성공한 신청자들에게 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만 건이 넘는 (구매) 신청과 함께 러시아 IP 주소로부터 약 3천500건의 적대적 공격을 받았다. 그런 만큼 지금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뱅크시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10개월 넘게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도울 기금을 마련하겠다면서 한정판 판화 50점을 제작, 이 재단을 통해 판매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해당 판화에는 'FRAGILE'(취급 주의)이라고 새겨진 종이 박스 위를 기어오르던 흰색 쥐 한 마리가 발톱 자국을 남기면서 미끄러져 내리는 모습이 담겼다.
쥐의 발톱 자국은 뱅크시가 피자 자르는 칼을 사용해 그림 50점마다 제각각 다르게 표현했다고 한다.
전쟁의 유산 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 신청을 받은 뒤 50명을 최종 선정해 작품 한 점당 5천 파운드(약 750만원)에 판매하고, 수익금은 전액 우크라이나 현지 구호 활동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민간인 사상자와 장애인, 노인 등을 돕기 위한 구급차 구입과 러시아의 공격으로 전력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 주민을 위한 발전 및 난방 장비 제공, 수도 키이우의 여성 및 성소수자 보호시설 지원 등에 수익금이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 '얼굴 없는 작가'로 불리는 뱅크시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파괴된 건물의 잔해에 평화를 촉구하는 벽화를 그리는 등 전쟁을 비판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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