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시장 맞은 아칸소주 얼市, 지역활성화 공약에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미국에서 선출된 역대 최연소 흑인 시장으로 관심을 끈 아칸소주 소도시 얼(Earle) 시(市)의 제일렌 스미스(민주당) 당선자가 새해 첫날 시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10일(현지시간) 미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8세에 공직에 첫발을 디딘 스미스 시장의 포부를 비중 있게 소개하면서 새 시장이 침체한 도시에 활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미국 남부 아칸소 주 웨스트멤피스의 외곽 농장지대에 자리 잡은 얼 시는 인구가 1천80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에서와 비교하자면 시골 소도시의 읍·면 단위 수준의 규모다. 1990년대에만 해도 주민이 3천 명이 넘었지만, 20여 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주민 대부분은 흑인이다.
NYT는 "신발 공장이 문을 닫았고 슈퍼마켓이 철수했으며 오래된 집들은 잡초와 나무에 뒤덮여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이 도시의 풍경을 묘사했다. 우수한 학생들은 고교를 졸업하면 으레 대학 진학을 위해 떠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스미스 시장은 친구들과 달리 고향에 남아 이곳을 일으키겠다고 결심했고, 시장 선거에 나가 당선됐다.
스미스 시장은 시청사에 있는 사무실에서 여러 서류에 서명하면서 "이곳에서도 내가 위대해질 수 있는데 왜 위대해지려고 다른 곳에 가겠어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나는 진취적인 사람(go-getter)"이라며 "고등학교 시절에도 사람들이 늘 '안 된다'고 말했지만 나는 늘 일을 밀고 나갔다. 내가 '된다'고 말하기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쇠락한 이 도시에 다시 슈퍼마켓을 유치하고, 경찰서를 지어 24시간 운영하고, 낡은 건물들을 철거하겠다고 공약해 시민들의 마음을 얻었다.
열정적인 그의 말과 행보에 시민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얼 고등학교의 농구 코치로 일하다 퇴직한 빌리 조 머리(68) 씨는 도시의 시설 개선이 절실하다면서 "비가 올 때마다 온통 물에 잠기니 배수 시스템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머리 씨는 스미스 시장이 인생의 가장 낮은 출발점에 있지만 그를 믿는다면서 "나는 그의 부모를 가르쳤고, 그는 어려 보일지 모르지만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앤젤라 존스 시의원은 스미스 시장의 앞길이 험난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는 우리 젊은 흑인 남성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세계에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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