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사퇴 압박 커질 듯…업무공백 장기화에 내부 동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 간부가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11일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방통위 내부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과거 개인 비리로 구속된 직원은 있었지만, 업무상 구속은 2008년 방통위 창설 후 15년 사상 초유의 일이라 내부 구성원들의 충격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공무를 처리했다가 구속되는 일이 생기니 새로운 위원회가 구성되더라도 제대로 정책이나 업무를 펼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있다.
한 위원장은 잇따른 감사와 검찰 수사 및 압수수색, 감찰 등에도 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줄곧 드러내 왔지만, 초유의 직원 구속 사태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사를 담당하는 핵심 관계자가 구속돼 수사가 '윗선'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 위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르게 강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한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책연구위원이 이날 수사기관에 입건된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한다.
한 위원장도 이전과는 다르게 공개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방통위의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 감사 등과 관련해 "중도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면 즉시 중단돼야 할 부당한 행위"라며 반발했다.
장기간 감사와 수사, 감찰 등에 이어 핵심 보직 간부의 구속으로 방통위 내부에서는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셈이다.
TV조선 재승인 심사를 비롯해 MBC 사장 선임, 새 미디어 법제 구상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기본적인 업무와 인사 등도 진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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