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주간지, 큰 실수 저질러…조만간 무슬림이 복수할 것"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이 이슬람을 모독하는 문학 작품을 냈다가 흉기 공격을 당한 살만 루슈디 사건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며 프랑스를 위협했다.
11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전날 남부 도시 자헤단을 찾아 한 연설에서 "프랑스인과 프랑스 언론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며 숨어 사는 루슈디의 운명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살라미 총사령관은 "루슈디는 30년 전 쿠란(이슬람 경전)과 예언자(무함마드)를 모욕한 인물이며, 한 젊은 무슬림이 그에 상응하는 복수를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풍자만화를 실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큰 실수를 저질렀으며 조만간 무슬림이 복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복수를 시행한 무슬림은 체포할 수 있겠지만, 목숨을 잃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이런 사실은 세상 누구도 이슬람을 모욕할 수 없다는 교훈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최근 하메네이의 캐리커처가 포함된 풍자만화를 출판했다.
만화와 관련해 로랑 리스 수리소 샤를리 에브도 편집자는 "1979년 이후 이란 국민을 억압해온 신정에 맞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이란 남성과 여성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샤를리 에브도는 2015년 1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편집국에서 총기 난사 테러를 당해 직원 12명을 잃었던 언론사다.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수업 시간에 보여줬던 프랑스 교사가 2020년 10월 대낮에 일면식도 없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참수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란 정부는 해당 풍자만화가 출판된 것은 프랑스 정부 책임이라며 자국 주재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악마의 시'로 유명한 루슈디는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주에서 열린 문학 축제에 참석했다가 20대 남성의 흉기 공격을 받았다.
중상을 입은 루슈디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고, 목숨을 건졌다. 루슈디는 1988년 작 소설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는 이슬람권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면서 수십 년간 살해 위협에 시달려왔다.
당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이 소설을 신성모독으로 규정하면서 루슈디를 살해해야 한다는 '파트와'를 선포하기도 했다.
파트와는 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종교적 유권해석에 따라 내리는 일종의 포고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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