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체 생존 생각해야"…헝가리, 평화협상 촉구하며 친러 행보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헝가리의 노바크 커털린 대통령이 나토는 우크라이나 분쟁에 휘말리지 말아야하며, 유럽은 자체 생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노바크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외국 대사들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해 나토가 실용적인 노선을 취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유럽의 (자체)생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나토는 전쟁에서 비켜나 있어야 하며, 감정에 휩쓸려 분쟁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주도하는 나토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며 분쟁에 깊숙이 개입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노바크 대통령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선 서로 다른 다양한 결정들이 내려지지만 헝가리는 그것들을 존중한다"면서 "마찬가지로 우리도 헝가리의 문화와 결정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존중을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해 대다수 유럽국가와 입장을 달리하는 헝가리를 존중해달라는 요구였다.
헝가리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줄곧 협상을 통한 평화적 분쟁 해결을 촉구하며,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다른 나토 회원국들과는 달리 우크라이나에 무기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극우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할 때마다 앞장서 제동을 걸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44세의 나이에 헝가리 역사상 최연소 및 최초 여성 국가수반으로 선출된 노바크 대통령도 오르반 총리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하다.
그는 지난해 3월 오르반 총리가 의장으로 있는 극우 보수주의 정당 '피데스'의 공천을 받아 의회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헝가리에서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직책이고, 실권은 총리에게 있다.
우크라이나는 헝가리의 친러 행보에 지속해서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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