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 저온효과 맥못춰…지난 9년 역대 더위 1∼9위 싹쓸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해 지구 표면의 평균기온이 기준치보다 0.89℃ 높게 유지되며 역대 다섯 번째로 더웠던 2015년과 같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외신 등에 따르면 NASA 산하 조직 중 기후변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고더드우주연구소'(GISS)는 남극을 비롯한 지구 각지의 기상관측소와 위성 자료 등을 통합해 지난해 지구 표면의 평균기온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GISS는 지구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태평양의 라니냐 현상이 3년 연속 발생했는데도 지난해 평균 기온이 기준치인 1951∼1980년보다 0.89℃(1.6℉) 높았다고 밝혔다.
라니냐는 평균기온을 0.06℃ 낮추는 효과를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GISS는 지난 9년이 1880년 현대적 기상관측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던 해 1∼9위를 기록 중이라면서, 이는 지난해 지구가 19세기 말보다 약 1.11℃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역대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으로 기록돼 있으며 2019년과 2020년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런 온난화 흐름은 걱정스럽다"면서 "지구의 기후변화는 대형 산불이 늘고 허리케인과 가뭄이 극심해지며 해수면이 오르는 등의 형태로 이미 흔적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GISS의 개리 슈미트 소장은 "지구 온난화 흐름의 원인은 인간이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대기로 뿜어내는 활동을 지속하는데 있다"면서 "장기적인 영향도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GISS와는 별도로 이뤄진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분석에서는 지난해 지구 표면의 평균기온이 1880년 이후 여섯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제시됐다.
NOAA는 GISS와 상당 부분 같은 기상 자료를 활용하지만 비교 기준치가 1901∼2000년으로 다르고 분석방법에서도 약간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런 순위 차이에도 전체적인 온난화 흐름에서는 일치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도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2℃ 높아 역대 다섯 번째로 더운 해로 분석한 바 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