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윤 넥슨 니트로스튜디오 디렉터 인터뷰…"BM보다 진입장벽 완화 초점"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카트라이더가 우리나라에서 받은 사랑처럼, 글로벌 시장에서도 누구에게나 오랫동안 사랑받는 건강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넥슨 자회사 니트로스튜디오의 조재윤 디렉터는 13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신작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개발 방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넥슨이 지난 12일 전 세계 동시 출시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2004년 작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의 시스템을 최신 그래픽으로 계승한 정식 후속작이다. 구작 카트라이더는 오는 3월 31일 서비스 종료 예정이다.
조 디렉터는 2006년 넥슨에 입사한 이래 개발자 경력 대부분을 '카트라이더'와 함께했다. 기획 파트장, 라이브 서비스 리더, 기획 리더를 거쳐 2021년부터 '카트라이더'와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총괄하는 디렉터를 맡았다.
조 디렉터는 카트라이더에 대해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처음 꾸게 해준 게임"이라며 "회사에 다니는 내내 카트라이더를 담당했으니, 어찌 보면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가 말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지향점은 전작과는 확연히 달랐다.
우선 페이 투 윈(Pay to Win·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게임) 요소를 배제해 모든 카트의 성능은 완전히 동일하게 했다. 유료 아이템은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치장용 아이템에 국한된다.
조 디렉터는 "조만간 업데이트될 정규 시즌부터는 업그레이드 기능으로 카트의 성능을 높일 수 있지만, 이 역시 확률이나 아이템 결제 여부와 무관하다"며 "레이싱의 본질적 재미에 집중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 PC 전용 게임이었던 카트라이더와 달리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PC와 모바일, 콘솔(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플랫폼 이용자가 한데 모여 플레이할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가 특징이다.
이 정도의 다중 플랫폼 지원은 글로벌 게임 업계를 통틀어 봐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조 디렉터는 "게임성을 살리면서도 플랫폼별 특징, 세계 각국의 규제를 모두 포괄하는 '하나의 빌드'를 만드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특히 게임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도 즐겁게 '달릴' 수 있도록 게임을 설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는 "카트라이더의 특징은 고수와 초보자의 실력 차가 크다는 것"이라며 "숙련자에겐 다소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주행기술을 익힐 수 있는 '라이선스' 과정을 꼼꼼하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저의 실력을 측정, 비슷한 수준의 이용자와 매칭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정규 시즌에서는 랭킹전인 '그랑프리 모드'도 도입된다"고 소개했다.
이런 변화는 결국 북미·유럽권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게 조 디렉터의 설명이다.
조 디렉터는 "18년 동안 서비스를 유지해온 만큼, 카트라이더 IP의 게임성 자체는 검증됐다고 본다"며 "캐주얼 레이싱 장르의 특성을 살려 누구나 승패나 결제에 대한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카트나 캐릭터를 출시할 때도 동양권, 서양권 이용자의 선호도를 따로 조사해 양쪽에서 선호도가 모두 높은 디자인을 우선으로 출시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넥슨이 올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출시하는 4종의 대작 게임 중 첫 번째 타자다.
이들 게임의 장르는 제각기 다르지만,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표되는 강한 BM(수익모델)보다는 장르 본연의 재미와 플레이어 경험을 강조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조 디렉터는 넥슨의 이런 기조와 관련해 "어려운 길이지만, 가야 하는 길"이라며 "누군가 이런 게임을 만들어 성공한다면 한국 게임 시장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고,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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