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요르단이 예수 세례터를 세계적인 순례 성지로 개발해 '예수 세례 2천주년'인 2030년에 순례객 100만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요르단 정부는 최근 예수 세례지 '알마그타스' 개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모두 1억 달러(약 1천233억원)를 들여 예수가 세례를 받은 장소로 여겨지는 알마그타스를 종교를 초월한 순례성지로 개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례터 옆에 340에이커(약 1.38㎢) 규모의 새 세례지를 건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램핑 스타일의 숙소와 현지 유기농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도 들어선다.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은 환경 보호를 위해 농업과 조류 보호지로 남게 되며, 영국 왕립 식물원 큐가든의 자문을 받아 성경 시대 식물 복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예수 세례 2천 주년'을 기념하는 2030년 순례객 등 100만명이 알마그타스를 방문하게 될 것으로 요르단은 기대하고 있다.
사해 인근 요르단강 동쪽에 있는 알마그타스는 예수가 성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고 알려진 곳으로 '베다니'로도 불린다.
기원후 2∼3세기의 순례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중요한 성지로, 로마·비잔틴 교회와 수도원 잔해와 세례터 등이 남아 있으며 1999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2000년 요한 바오로 2세를 시작으로 2009년 베네딕토 16세,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등 가톨릭 교황 3명이 방문한 바 있다.
매년 순례객 20만명이 이곳을 찾아 몸을 담그고 기도를 올리는 등 예수의 발자취를 좇고 있다.
유명인사들은 알마그타스에서 자녀의 세례식을 열기도 했으며 2014년 영국 샬럿 공주가 세례를 받을 때는 요르단 왕실에서 이곳의 성수를 보내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알마그타스는 요르단과 이스라엘 간 화해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일대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이후 오랜 기간 폐쇄된 군사지역이었다.
1994년 요르단과 이스라엘 간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대대적인 지뢰 제거작업이 이뤄진 뒤에야 알마그타스는 일반에 공개될 수 있었다.
알마그타스의 총괄 책임자인 루스텀 므흐지안은 "거대한 지뢰밭 11곳에서 지뢰 제거작업이 이뤄졌고 수만 개의 지뢰가 나왔다"며 "지뢰 대신 수백만 명의 순례객들이 찾아오게 되다니 대단하지 않은가"라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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