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대만에 수출한 식품 포장지에 '우리는 중국인'이라는 통일전선 문구가 인쇄됐다며 대만 당국이 강력히 반발했다.
16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전날 중국에서 수입한 제품이 대만에 대한 통일전선 전술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허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양안인민관계조례' 35조를 위반한 경우에는 최고 500만 대만달러(약 2억 원)의 벌금 부과 외에도 주무기관이 수출입제품의 2∼12개월 정지와 수출입업체의 등록 말소를 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무기관인 경제부 국제무역국은 이런 규정에 따라 관련 기관과 협력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부는 지난해 3월 '대만지구와 대륙지구 무역허가방법'의 수정 공고를 통해 수입자는 수입품 가운데 대만에 대한 통일전선 영상 또는 음성이 있는 경우 판매하기 전에 이를 제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집권 민진당의 궈궈원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식품 포장지에 통일전선 문구를 인쇄한 수법이 냉전 시기의 침투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면서 수입업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부 타이난의 리쭝린 시의원은 전날 지역 내 대리상이 수입한 중국의 뤄쓰펀 포장지에서 "당신도 중국인이고 나도 중국인이고 사사오입하면 당신은 바로 내 사람이다"라는 통일전선 색채가 물씬 풍기는 문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뤄쓰펀은 중국 류저우 지방을 대표하는 전통 먹거리로, 산뜻한 맛과 진한 국물로 유명한 쌀국수다.
자유시보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통일전선 수법이 중국제 완구, 민생용품에 이어 식품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표준검사국의 인증을 받아 몇 해 전 판매됐던 '신신투'라는 완구에서 '중국에서 가장 큰 섬은 대만 섬이다', '10월 1일은 국경일'이라는 통일전선의 녹음을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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