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연합뉴스) 박수현 통신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집착에서 벗어나 적절한 시기에 한 발짝 물러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며 사임설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삼종기도에서 복음에 나타난 요한 세례자가 '집착에서 벗어나는 해방'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교황은 "역할과 직위에 집착하거나, 인정받고 존경받고자 하는 욕구에 집착하기 쉽다"며 "물러날 줄 알고, 떠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진 사임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이번 발언으로 교황의 '조기 사임설'은 불이 붙게 됐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초부터 오른쪽 무릎 상태가 악화해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작년 7월 초에는 무릎과 허리가 좋지 않아 예정됐던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 방문을 취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스페인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3년 교황 선출 직후 '건강상의 이유로 장애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미리 사직서를 준비해 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교황이 이른 시일에 사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 레푸블리카'는 교황이 최근 몇 개월 동안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교황직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며 "무릎이 아니라 머리로 통치한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알려진 월터 카스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전에 더는 맞설 수 없다면 포기하겠지만, 그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교황이 전 세계 교회가 참여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를 추진하길 원하고 있으며, 또한 2025년 희년 선포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들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뜻하며, 정기 희년은 1300년 처음 시작돼 25년마다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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