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와 대응방식 차이 부각…정부의 '조사 편향성' 역설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저 등에서 잇따라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가 발견된 것을 계기로 16일(현지시간)에도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로 수세에 있던 공화당은 법무부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문제를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면서 이른바 '내로남불'을 부각, 하원 차원에서 수사기관의 정치 편향 조사를 역설하는 모습이다.
공화당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저 차고에서 기밀문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 "차고는 언제 급습하느냐"면서 "연방수사국(FBI)은 항상 이중잣대를 갖고 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댄 크렌쇼(텍사스) 하원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이 집 차고에 추가로 기밀문서를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급습이나 집 수색 등은 없다"면서 "이것은 최고위급에서의 위선이며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 임명은 전면적 수준의 의회 조사로 보완돼야 한다"면서 의회 차원의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화당의 이런 반응은 FBI가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 수색하면서 기밀 문서를 확보했다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두 사안에 대한 FBI의 대응이 다르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 사저 등에서 발견된 기밀문서 관련 사진이 공개되지 않는 것도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지난 1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출된 기밀문서 사진은 공개가 됐는데 바이든 대통령 문서 사진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공화당은 법무부와 FBI 등의 대응 방식 차이를 이유로 의회 차원의 수사기관 조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원 법사위는 이미 지난 13일 자체적인 조사에 들어갔으며 법사위 산하에 이른바 '연방정부의 정치무기화' 조사 특별소위도 구성 중이다.
짐 조던(오하이오) 법사위원장은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분명히 허가 받지 않는 소유 등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잘못된 기밀문서 취급과 관련한 법무부의 행위에 대해 감독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의회 전문매체인 더힐이 이날 전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인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화를 부른 측면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사 독립성을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 기밀문서 유출 의혹 수사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극우 공화당원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우회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태도를 드러낸 바 있다.
돈 베이컨(네브래스카) 의원은 "이번 일은 '당신이 만약 유리 집에 산다면 돌을 던져선 안 된다'는 속담을 떠오르게 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돌을 던지다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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