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생산 감소에 이상 한파 속 전력·난방공급에 어려움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겨울철 가스·전력 부족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고위 관료 등을 해임했다고 16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겨울철 에너지 부족난에 대비하지 못하고 거짓 보고를 한 이유 등으로 타슈켄트 시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에너지 차관과 자국 화력발전소를 관리하는 기업 회장 등도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공개한 영상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관리들이 에너지 분야 부패를 방지하는 데 실패했다"며 "우즈베키스탄 연간 가스 소비량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이 계획대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타슈켄트 시장 등 해임은 최근 우즈베키스탄 에너지 기업 경영진들이 가스 및 전기 공급과 관련한 불법 행위로 체포된 후 이뤄진 조치라고 전했다.
우즈베키스탄은 현재 전력 공급 부족으로 힘겨운 겨울을 나고 있다. 게다가 이례적인 혹한도 에너지난 심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타슈켄트 지역 기온은 최근 50년 동안 가장 낮은 영하 19.8도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이 전력·난방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자국 내 가스 생산량이 해마다 줄고 있는 까닭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1991년 620억㎥에 이르던 가스 생산량은 지난해 520억㎥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탓에 우즈베키스탄 내 전력의 85∼90%가량을 생산하는 화력발전소들에 대한 가스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이웃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이 혹한으로 자국 내 천연가스전에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 12일부터 우즈베키스탄으로의 가스 수출을 중단한 점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밖에 우즈베키스탄의 노후한 에너지 시설도 각 가정에 가스와 난방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에너지 부족난에 대처하기 위해 대기업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줄이고 있다.
또 중국으로의 가스 수출도 중단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런 까닭에 당국은 각 가정에 한 개 이상의 난방기구를 사용하지 말고, 기업들도 직원들의 근무를 온라인 체제로 전환하도록 요청했다. 가로등과 시내 조명, 광고판 등의 가동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서방 제재 후 유럽을 대체할 가스 수출 시장을 모색 중인 러시아는 작년 말 가스 부족 문제를 겪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3자 가스연맹' 결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가스를 대가로 정치적 상황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등을 들며 신중한 반응을 보여 연맹 결성은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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