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보유 외환 매각으로 재정적자를 메우려는 러시아의 시도는 루블화 가치 상승과 이에 따른 원유 수출대금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러시아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지난주 국부펀드인 국가복지기금(NWF)이 보유한 545억 루블(약 9천880억 원) 상당의 위안화 매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3주간 이뤄질 이번 위안화 매각은 근 1년 만에 이뤄지는 러시아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그동안 서방의 강력한 에너지 제재에 맞서 경제 안정과 재정적자를 메우고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국가복지기금의 보유 외환을 사용해왔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보유 외화 매각이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달러화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할 때 루블화 기준 러시아 수입의 추가적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수출에 의한 수입 감소가 보유 외화 추가 매각으로 이어지면 루블화의 가치 상승을 불러와 러시아의 재정적자가 확대되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루블화는 지난주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이후 4% 정도 가치가 상승한 달러당 68루블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3조3천억 루블(약 59조8천290억 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도 서방의 원유가격 상한제 등의 영향으로 목표인 GDP의 2%보다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우랄원유 가격이 배럴당 70.10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예산을 편성했으나 현재 우랄원유 가격은 배럴당 50달러 선에 그치고 있다.
RA 엑스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안톤 타바크는 우랄원유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루블화 가치는 강세를 보인다면 러시아 재정적자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도 우랄원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55달러, 루블화 환율을 달러당 67루블로 가정하면 러시아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려면 매달 1천억 루블(약 1조8천130억 원) 상당의 보유 외화 매각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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