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액은 26.7% 줄어…시장서는 추가 부양책 기대
'에너지 안보' 부각 속 석탄 생산량 신기록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부동산 경기 둔화가 중국의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주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의 부동산 개발 투자액이 통계 집계 시작 후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부동산 매매현황 발표를 통해 지난해 부동산 개발 투자액이 전년 대비 10.0% 감소한 13조2천895억 위안(약 2천431조 원)을 기록, 1999년 집계 시작 후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앙광망 등이 전했다.
비중이 가장 큰 주택 개발 투자액은 10조646억 위안(약 1천841조 원)으로 전년 대비 9.5% 줄어들었다.
또 지난해 부동산 판매액은 13조3천308억 위안(약 2천440조 원)으로 전년 대비 26.7%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주택판매액은 28.3% 줄었다. 부동산 판매 연면적은 13억5천여만㎡로 전년 대비 24.3% 감소, 최소한 1992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 착공 면적은 전년 대비 39.4%,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 조달액은 25.9% 줄어들었다.
공식통계 외에도 부동산 조사기관인 차이나인덱스아카데미(CIA)는 지난해 결산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개발업체 상위 100곳의 지난해 판매가 전년 대비 41.3% 급감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속에 2021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시작으로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채무불이행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대출 상환기간 연장 등을 포함한 16개 구제조치를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
국가통계국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부동산 업계가 전체 경제에 주는 부담이 지난해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동산 시장이 점차 안정되기에 유리한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에너지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안보가 지구 온난화 우려보다 우선시된 데 따른 것으로, 세계 최대의 석탄채굴국인 중국의 지난해 석탄생산량은 44억9천여만t으로 전년 대비 9% 늘어났다.
지난달 석탄 생산은 코로나19에 따른 조업 차질 등으로 전달 대비 소폭 줄어들었지만, 중국이 '제로 코로나' 이후 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데다 당국의 신규 탄광 승인도 있었던 만큼 올해 석탄 생산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천연가스(+6.4%)와 원유 생산량(+2.9%)도 전년 대비 늘어났으며, 특히 원유 생산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2억t을 넘어섰다.
이밖에 지난해 알루미늄 생산은 처음으로 4천만t을 넘어섰지만, 철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0억1천여만t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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