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들 연명으로 비판성명…한국도 동참
"국제법정에 점령 적법성 의견 구한 유엔 결의 보복 거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팔레스타인 점령의 적법성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 유엔 결의 이후 이스라엘이 단행한 대팔레스타인 제재에 90여개 유엔 회원국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부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90여 개 유엔 회원국이 팔레스타인 주민과 지도부, 시민사회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가혹한 조처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연명으로 동참한 회원국 중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
대표부는 또 앞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도 "유엔 회원국들은 ICJ와 국제법에 대한 확고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며 "유엔 결의에 대한 회원국의 입장이 서로 다르지만, 유엔 결의를 문제 삼은 이스라엘의 조처는 거부했다"고 말했다.
앞서 유엔 총회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 적법한지에 대한 ICJ의 의견을 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193개 회원국 가운데 87개국이 찬성했고 26개국이 반대했으며, 53개국은 기권표를 던졌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결의를 주도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단행했다.
이스라엘의 제재에는 점령지 내 팔레스타인 측 건설 공사 전면 중단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이관할 관세 1억3천900만 셰켈(약 500억 원)을 압류해 테러 희생자 가족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압류 세액 규모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에 맞서다 희생된 팔레스타인 주민의 유족과 수감자 가족에게 지급하는 연간 보상금 액수와 비슷하다.
이스라엘 정부는 또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외무부 장관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에게 발급한 귀빈용 여행 허가서를 무효로 했다. 이는 팔레스타인의 정치, 외교 활동에 큰 타격을 주기 위한 조처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대사는 "유엔 결의 당시 기권하거나 반대했던 일부 회원국들이 이스라엘의 제재를 성토하는 데 참여했다"며 "오는 18일로 예정된 유엔 안보리의 중동 관련 월례 회의에서 더 많은 국가가 성명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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