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세 확신…계획경제로 돌아간다는 건 불가능"
"부동산업은 중국의 중추…공동부유, 점진적으로 실현"
(다보스·베이징=연합뉴스) 안희 한종구 특파원 = 류허(70) 중국 부총리가 세계 각국의 정·재계 리더들이 모인 자리에서 올해 자국 경제의 성장세를 유력시하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류 부총리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특별연설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는 정상적인 성장세로 돌아올 것으로 확신하며 수입·기업투자·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고위 관리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나온 류 부총리는 "민간 부문을 지원하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며 큰 틀의 개혁을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우리가 계획경제로 돌아갈 것이라는 이야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중국은 시종일관 전면적 개방을 추진하고 개방의 수준과 질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며 중국으로 향한 문은 더 열릴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해 고강도 방역 규제인 '제로 코로나'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악재 속에 경제성장률이 3.0%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원년인 2020년(2.2%)보다는 높지만, 문화대혁명(1966∼1976) 마지막 해인 1976년(-1.6%)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최근 코로나19 환자 급증세 속에서도 방역 규제 완화 방침을 유지하며 성장률 회복에 열을 올리는 중국이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손을 뻗고 있는 셈이다.
류 부총리는 서방 국가들의 강도 높은 금리인상 기조에 대해서는 비판적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주요 국가들의 금리 인상이 신흥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면서 "개발도상국들이 더 많은 부채나 금융 위험을 떠안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중국 경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관련해 부동산업은 중국의 중추 산업으로 수요 잠재력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 위축과 관련해 "부동산 분야의 위험은 잘못 처리하면 시스템적인 위험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제때 간섭해야 한다"고 설명한 뒤 계약과 재산권 보호, 부동산 기업의 유동성 개선, 통제 조치 완화 등을 통해 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여전히 도시화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거대한 수요 잠재력은 부동산업 발전에 유리한 버팀목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핵심 어젠다인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에 대해서는 "중국의 장기적 안정을 실현하는 역사적 임무"라면서도 점진적인 추진을 약속했다.
그는 "이것은 장기적인 임무로 점진적으로 실현해야 하며 단번에 이룰 수 없다"며 "우리가 말하는 공동부유는 양극화를 피하고 공동 발전에 의지해 모든 사람이 노력과 근면으로 부자가 되는 것으로, 절대 평균주의와 복지국가주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동부유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한 기업인들은 엔진의 중요한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며 "그들은 사회의 부를 창조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부의 축적이 없다면 공동부유는 원천이 없는 물, 근본이 없는 나무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류 부총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 상황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연설 중간중간 '전 세계의 협력'이나 '평화 유지'라는 말을 여러 차례 거론하면서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힘을 모으자"고 말하기도 했다.
류 부총리는 18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발리) 합의 이행과 거시경제 및 금융정책 조율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