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허 "큰 그림 속 공통분모 찾자"…옐런 "소통 부족으로 인한 오해 없어야"
재무부 "솔직한 의견 교환 통해 우려 제기…기후 협력은 강화키로"
(다보스·워싱턴=연합뉴스) 안희 김동현 특파원 = 류허 중국 부총리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오전 스위스 취리히에서 회담을 하고 경제 분야에서 빚어진 각종 갈등 사안을 잘 소통하며 관리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
양측은 공통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에서 협력하기로 했지만, 무역·투자 쟁점에서는 이견을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류 부총리와 아프리카 순방 전 스위스에 들른 옐런 장관은 이날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나 양국이 금융·무역 정책을 두고 당면한 갈등 과제에 관해 대화했다.
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두 사람이 대면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들은 그간 세 차례에 걸친 화상 회담만 진행했다.
이날 류 부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중국과 미국이 이견을 관리하고 양국 간 경쟁이 충돌 상황을 빚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비롯해 경제 현안을 놓고 "진지한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 우리는 미국과 교류를 심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항상 더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차이점을 관리하면서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옐런 장관도 "양국 간 의사소통이 부족해 비롯된 오해가 두 나라의 경제·금융 분야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하는 상황을 허용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이 거시경제와 기후변화 관련 금융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상호 관심사를 깊이 탐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무부는 회담 후 자료에서 "양측은 진솔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거시경제와 금융 상황에 대한 시각을 교환했다. 양측은 세계경제가 기능하는 데 있어 미중이 거시경제와 금융 현안에 대한 소통을 더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으며 양자, 그리고 유엔,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 차원에서 기후 금융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옐런 장관은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해 우려가 되는 현안들도 제기했다"며 "옐런 장관은 중국 방문을 기대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중국의 카운트파트를 미국에서 맞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무엇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미중 간에는 여러 경제 분야 갈등 현안이 있다.
미국은 첨단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중국에 대해 강도 높은 견제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으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첨단 장비의 중국 판매를 사실상 원천 봉쇄했고, 첨단 산업 분야의 대(對)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추가 방안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시행 중인 상황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돕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부채 탕감 문제도 양국 간 경제 현안이다.
지난달 옐런 장관은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면 중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빌린 빈곤국과 개도국의 부채 탕감과 채무 조정에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회담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거시 경제 발전을 비롯한 경제 정책들을 함께 조율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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