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살인' 주장…사법부 "유족이 가해자 용서한 점 고려"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에서 10대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손에 들고 길거리를 활보한 남편에게 징역 8년 2개월이 선고됐다.
이란 사법부는 18일(현지시간) 모나 헤이다리(17)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사자드 헤이다르나바에게 징역 8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발표했다.
사법부는 피해자 가족이 헤이다르나바를 용서한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헤이다르나바는 지난해 2월 자신의 거주지인 후제스탄주(州) 도시 아바즈에서 흉기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직후 아내의 시신 일부를 손에 들고 미소를 지으며 길거리를 활보했다.
이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고, 나라 안팎에서 공분을 샀다.
헤이다르나바는 아내가 다른 남성과 함께 튀르키예(터키)로 여행을 갔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이른바 '명예 살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헤이다리는 12세 때 결혼했으며, 숨질 당시 3살짜리 아들이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란에서는 최근 수년간 조혼에 대한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이란의 민법상 여성은 만 13세 이상, 남성은 만 16세 이상이 되면 부모의 승낙 없이 결혼할 수는 있으나 이 나이가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란의 대도시에서는 드물지만, 종교적 율법의 영향이 강한 지방에서는 여전히 조혼이 이뤄진다.
명예 살인과 같은 가정 폭력에 대한 형량을 높이는 법안도 그간 여러 차례 의회에 상정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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