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트럼프와 결별한 전 측근 조사…"트럼프 지시받았다" 주장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미국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이 전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불러 2시간가량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코언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13만 달러의 합의금을 건넨 인물이다.
당시 코언은 맨해튼 검찰에 "트럼프의 명령에 따라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은 이후 코언에게 법률 자문 비용 명목으로 13만 달러를 변제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합의금을 법률 자문 비용인 것처럼 위장 처리한 것이 기업 관련 기록의 조작을 금지한 뉴욕주 법률 위반이라고 판단했지만, 실제 기소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경범죄에 불과한 기업 기록 조작 사건을 선거자금법 위반 등 중범죄로 기소할 경우 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돈을 전달한 코언만 유죄를 선고받고 실제 복역까지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의 칼날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맨해튼 검찰은 앨빈 브래그 검사장이 취임한 이후 합의금 사건을 재수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기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코언은 맨해튼 검찰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브래그 검사장에 대해 "합의금 사건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춘 인물"이라면서 "이 시점에서 검찰이 별다른 이유 없이 나를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언이 지난 2020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기꾼으로 규정한 비망록을 출간하고, 트럼프 그룹을 상대로 소송까지 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맨해튼 검찰은 코언이 건넨 합의금을 받은 클리포드의 변호인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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