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일리노이 공격무기금지법, 발효 수일 만에 잇단 소송전

입력 2023-01-19 07:05   수정 2023-01-19 14:07

美일리노이 공격무기금지법, 발효 수일 만에 잇단 소송전
102개 카운티 중 최소 85개 카운티 보안관청 "법집행 않겠다" 선언
공화당 "세부내용 없이 졸속 입법" vs 민주당 "수백 시간 논의"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주가 "미 전역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공격용 무기 금지법"을 발효한 지 수일 만에 잇단 소송에 직면했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폭스뉴스·CBS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 남부 지역 총기 소유주 800여 명은 J.B.프리츠커 주지사(57·민주)가 지난 10일 서명·공포한 공격용 무기 금지법이 주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뿐아니라 연방 수정헌법 2조·5조·14조에 위배된다며 지난 13일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고 임시 집행정지 명령을 요청했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일리노이 총기협회(IRA)·총기정책연합(FPC) 등이 법률 무효화를 요구하는 별도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또 작년 11월 열린 일리노이 검찰총장 선거의 공화당 후보였던 톰 디보어 변호사도 87개 카운티(총 102개 카운티) 주민 866명과 함께 프리츠커 주지사·이매뉴얼 크리스 웰치 주하원의장·돈 하몬 주상원의장·크웨임 라울 주검찰총장 등을 상대로 소송전에 나섰다.
일리노이 주의회는 반자동 총기·대용량 탄창·급발사 장치 등을 포함한 공격용 무기 100여 종의 제조·판매·소지를 불법화한 '일리노이 커뮤니티 보호법'을 지난주 최종 승인해 주지사 서명으로 발효했다.
반대론자들은 즉각 반발했고, 85개 카운티 보안관청장은 투표를 거쳐 "법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보안관들은 "보안관은 헌법상 지위를 갖는 공무원이다. 주민들에 의해 선출돼 주 헌법과 미국 헌법을 지키겠다는 맹세를 하고 보안관이 된다"며 "만일 특정 법률이 위헌이라면 그 법을 집행하지 않을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리노이 공화당 측은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명분으로 위험한 범죄자들을 거리에 풀어놓고, 경찰 예산을 축소하고, 자기방어를 위한 수정헌법 2조 권리마저 박탈했다"며 "공격무기 금지법은 폭력범죄 감소나 치안 강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법을 준수하는 미국 시민들의 권리만 제한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성급한 입법을 위해 윤곽만 있고 세부 내용은 채워지지 않은 '껍데기 법안'(Shell bill)을 사용했다며 "졸속 처리됐다"고 비난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헌법학자·공화당원·총포상 주인 등은 이 법이 결국 무효로 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프리츠커 주지사와 민주당 측은 "이 법은 법률전문가·입법자·총기규제론자들이 수백 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얻은 결과물이며 일리노이를 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법원이 이 법의 합헌성을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격용 무기 금지법이 작년 7월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하이랜드파크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대규모 총격사고·총기난사 사건을 억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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