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1년새 22% 급락·생산비 급등해 농가 경영난 악화
정부 특단 대책 없으면 집단행동 예고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19일 "한우 농가가 도산 위기에 처했다. 농민들도 노력하겠지만 정부도 한우산업 보호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제2축산회관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김 회장의 표정은 어두웠다.
김 회장은 "최근 사룟값 상승 등으로 생산비가 급등했고 금리도 올라 축산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농가 상황을 전했다.
이에 더해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면서 한우 가격이 하락해 농가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는 설 성수기에도 한우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한우 도매가격은 ㎏당 1만4천328원으로 1년 전(1만8천472원)보다 22.4% 떨어졌다.
전날 산지가격은 6∼7개월 수송아지 한 마리에 294만원으로 1년 전 390만원과 비교해 24.6% 떨어졌다.
축산 농가는 산지가격과 도매가격 폭락으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그리 크지는 않다.
산지가격과 도매가격은 20%대로 떨어졌으나 소비자가격은 등심 기준 ㎏에 13.0% 하락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소매 유통에는 도매가격 (하락)이 아직 반영이 안 됐다. 또 소매점에서 굳이 가격을 크게 떨어뜨릴 이유도 없지 않느냐"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매 유통에 도매가격 하락세 가격반영을 요청하면서 할인판매 등 소비촉진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경영난을 겪는 한우 농가에 대한 지원을 거듭 강조했다.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구체적으로 '송아지 생산 가격 안정제 개선'을 요구했다.
소규모 농가에 생산비를 일정 부분 지원해 경영을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또 "농가에 사료 구매 자금 등을 저리로 제공하는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하고 정부 차원의 소비 촉진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우협회는 지난 16일에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집단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안일한 대책을 내놓는다면 농민들은 살길을 찾기 위해 거리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당연히 이를 바라지 않는다. 정부와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우협회는 한우 생산자 단체로, 소고기 전면 수입 개방을 앞두고 지난 1999년 출범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10대 회장에 취임해 협회를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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