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오남용 우려에는 "사용자 자료·사생활 보호할 것"
(베이징·서울=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차병섭 기자 = 중국 정부가 차량호출 서비스는 물론 화물 운송까지 가능한 국가가 운영하는 종합 교통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베이징일보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차량호출, 화물, 도로, 철도, 수로, 항공 등 6개 주요 서비스와 정비, 보험, 주유 등 기타 서비스로 구성된 플랫폼 '강국교통'(强國交通)에 대한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당국은 조만간 차량호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플랫폼 제작팀 관계자를 인용해 "이미 수십 개의 차량공유 업체와 연결돼 있다"며 "향후 전체 수송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플랫폼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는 기능은 물론 전화로도 예약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업체들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플랫폼을 출시하는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일보는 차량 공유업체의 무질서한 확장과 보안 문제를 차단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지만, 정부의 개인정보 직접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상징으로 불리는 '젠캉바오'(健康寶·방역용 건강코드 앱)를 활용한 당국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부정 사용 사례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문은 이런 우려를 인식한 듯 "차량 예약과 함께 중앙기업과 국유기업 직원들에게 맞춤형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사용자의 자료와 개인 정보를 최대한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은 특히 중국 당국이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때리기'의 핵심 표적이었던 디디추싱에 대해 16일, 18개월 만에 신규 사용자 등록 재개를 허용한 뒤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앞서 디디추싱은 정부 관리들의 동선 등 민감한 빅데이터 유출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하다가 신규 사용자 등록이 금지되는 등 전방위적인 규제에 직면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강국교통 서비스가 출시될 경우 이는 해당 영역에 정부 개입이 커지는 신호라고 평가하면서, 디디추싱이 이 앱의 서비스 제공자로 들어올지 등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해당 서비스 출시 배경이나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 여부 등은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지도부는 최근 경제 회복을 위해 민영경제 중시 및 플랫폼 기업 장려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자국 정보기술(IT)업계의 '빅2'로 꼽히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계열사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주식인 이른바 '황금주' 매입에 나서는 등 여전히 통제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중국매체는 중국 공산당의 정책선전용 학습플랫폼인 '학습강국'(學習强國)이 관련 부처와 함께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비해 교통 관련 주무 부서인 교통운수부 측은 이 서비스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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