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보호구역 내 불법 개간 목장·농장 단속
대선 공약 현실화…아마존 옛 모습 찾을 수 있을까 '주목'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앞장선 환경주의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직후 아마존 불법개간 현장단속이 본격화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일 취임한 룰라 대통령은 작년 대선 공약으로 열대우림 보호를 약속하며 불법 벌채를 엄중히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브라질 환경부 산하 환경·재생 가능 천연자원연구소(Ibama) 소속 단속 요원들은 이날 연방 경찰과 함께 북부 파라주, 호라이마주, 아크리주에서 벌목 단속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 기자는 파라주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파라주 우루아라시에 모인 단속반과 경찰은 위성사진으로 벌채가 이뤄진 지역을 파악한 후 트럭을 타고 단속에 나섰다.
단속반은 흙길을 따라 12시간가량 달려 화전과 벌목이 한창 진행된 농장 5곳이 모여있는 지역에 도착했다.
이 지역은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원래 산림 벌채가 엄격히 금지된 곳이다.
단속반이 찾은 농장 5곳 중 4곳에는 이미 사람이 사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불법 벌목꾼들이 산림을 목장으로 개간하려다 포기하고 버린 것처럼 보였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산림 벌목 단속을 공언한 룰라 대통령이 집권하자 불법 벌목꾼들이 산림 개간을 포기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Ibama 직원들은 말했다.
단속반 관계자는 "사람들은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고 불법적으로 개간한 산림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다른 정부가 들어섰다면 오늘 이곳에선 잘 관리된 목초지와 소 떼를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과 맞붙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집권했다면 상황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란 의미다.
2019년부터 4년간 정권을 잡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산림보호보다는 경제 성장을 우선시하며 농지확보를 위해 아마존 열대 우림 개간을 허용했다.
보우소나루 재임 기간 산림 벌채 면적이 이전 정부 대비 60% 증가했다.
단속반이 찾은 또 다른 보호구역에는 새로 지어진 집과 전기톱, 몇 주간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었다. 불법 벌목꾼들이 단속반이 도착하기 직전에 달아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마존 우림 정글을 헤치고 더 들어가자 축구장 57개를 합친 면적의 불법 농지 개간 현장이 나타났다.
그곳엔 마구잡이로 심어진 옥수수가 성인의 무릎 높이까지 자라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목장으로 사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한 단속반 직원은 말했다.
단속반원은 "우리는 나중에 헬리콥터를 타고 돌아와서 이들을 급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불법 벌목꾼들을 잡아 벌금을 부과하고 산림을 개간하려는 시도를 막는 것이 목표"라며 룰라 정부에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낙관했다.
룰라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 우림 벌채 면적이 사상 최대치에 육박하던 지난 2003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뒤 환경 관련 법안을 엄격히 시행했다. 그 결과 그가 퇴임한 2010년에는 벌채 면적이 임기가 시작한 해 대비 72% 줄어 사상 최소치에 근접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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