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줄리우 세자르 지 아루다 육군참모총장을 해임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임기 막판인 지난해 12월 28일 임명된 아루다 참모총장은 자리를 한 달도 지키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그 후임에는 토마스 미게우 히베이루 파이바 육군 동남부 사령관이 임명됐다.
육군참모총장의 전격 교체는 지난 8일 극우 성향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 수천 명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대통령궁과 의회, 대법원에 난입하고 폭동을 일으킨 사건으로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크게 고조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육군 내부에 이번 폭동을 도운 사람들이 있다는 언급을 여러 차례 내놓으며 육군을 견제했다. 그는 "군대에 있는 사람들이 폭동에 공모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폭동 직후에도 대통령궁 문에 파손된 흔적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내부에서 누군가 폭동에 가담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정부는 대통령 관저의 경비·경호를 위해 군에서 파견된 병력 40명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따라서 이날 아루다 참모총장의 해임 결정 역시 1·8 폭동과 관련한 군부 숙청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전날 룰라 대통령과 아루다 참모총장, 해군·공군 참모총장의 회의에 참석한 조제 무시우 몬테이루 국방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폭동에 관여한 군 인사들은 모두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브라질 대법원의 알레샨드르 지모라에스 대법관은 최근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번 폭동에 관한 수사 대상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포함하는 방안을 승인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꼭 닮은 1·8 브라질 폭동 사태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군부 쿠데타를 통한 보우소나루의 재집권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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