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사관앞서 과격시위…'시위 허용한 스웨덴 잘못' 비판 확산
스웨덴 외무장관 이어 총리도 진화 나서…양국 갈등 격화 우려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미뤄지고 있는 스웨덴 정부가 자국 내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때아닌 '쿠란 소각 시위'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자정에 가까운 21일(현지시간) 오후 11시 30분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신성한 서적을 불태우는 건 매우 무례한 행위"라고 입장을 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또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지만, 합법적인 것이 늘 반드시 적절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일로 불쾌감을 느낌 무슬림들의 감정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앞서 토비아스 빌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이 "이슬람 혐오 도발은 끔찍한 일"이라고 성명을 낸 데 이어 총리도 늦은 시각 별도 입장을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주변에서 덴마크 극우 정당인 '강경노선'의 라스무스 팔루단 대표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 사본을 불태우며 반(反)튀르키예 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튀르키예는 강력히 반발하며 오는 27일 예정된 자국과 스웨덴 간 국방장관회담을 취소하고 자국 주재 스웨덴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스웨덴도 아닌 덴마크의 극우정당이 벌인 과격 시위지만, 튀르키예는 스웨덴 당국이 해당 집회를 허용해준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보고 있다.
시위를 주도한 팔루단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쿠란을 소각하는 시위를 벌인 인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스웨덴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 절차에 더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웨덴·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란히 나토 가입을 신청했고,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헝가리의 최종 동의만 남겨두고 있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 관련자 신병 인도 등을 조건으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기로 했지만, 이후 구체적인 조건 이행 과정에서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다른 이슬람권 국가들도 이번 사안에 격노했다.
모로코의 경우 스웨덴 당국이 이런 행위가 벌어지도록 허용한다는 점이 "경악스럽다"고 표현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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