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발칸반도 서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를 대표하는 드리나강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로이터, A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스티나 비셰그라드 인근 드리나강을 촬영한 항공사진을 보면 거대한 부유물들이 수면을 뒤덮고 있습니다.
강 표면을 가득 메운 것은 모두 쓰레기입니다. 최근 계속된 폭우에 수많은 쓰레기가 드리나강으로 흘러들어와 산더미처럼 쌓인 것입니다.
페트병부터 녹슨 깡통, 중고 타이어, 가전제품, 나뭇가지 등이 겹겹이 쌓여 쓰레기 차단막 안쪽은 에메랄드빛 강물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환경단체 '에코 센타르 비셰그라드'의 대변인인 데얀 푸르툴라는 "최근 며칠간 많은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해 홍수가 발생해 지류에서 엄청난 쓰레기가 드리나강으로 유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드리나강은 몬테네그로에서 발원해 세르비아와 보스니아를 거쳐 346㎞를 흐릅니다.
산세가 험한 발칸의 계곡을 따라 흐르는 드리나강은 발칸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 중 하나로 꼽힙니다.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의 국경선이 돼버린 드리나강은 보스니아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보 안드리치의 소설 '드리나강의 다리'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에메랄드빛 강물을 자랑하던 드리나강은 그러나 최근 몇년간 겨울과 초봄 사이, 비가 많이 올 때면 '쓰레기강'으로 변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푸르툴라 대변인은 최근 며칠간 쌓인 쓰레기의 양이 1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쓰레기를 치우는 데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거의 매년 이정도 양의 쓰레기가 드리나강에 쌓인다고 덧붙였습니다.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 이후 발칸반도는 수십 년간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뒤처져 있습니다.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보스니아가 환경 문제를 방치하는 사이, 세 나라에서 버려진 쓰레기가 해마다 발칸반도를 관통하는 드리나강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입니다.
푸르툴라 대변인은 "환경과 건강에 거대한 위협이 될 이 문제를 세 나라가 모두 모른 체한다는 것이 당혹스럽다"고 말했습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