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총정찰국 산하 특수부대가 기획하고 극우 무장단체가 실행"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과 유럽 당국은 지난해 말 스페인에서 발생한 외국 공관 등에 대한 소포폭탄 발송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의 군 정보기관의 지시로 러시아를 근거로 둔 극우 무장단체가 소포폭탄을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페인에서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걸쳐 6건의 소포폭탄이 확인됐다.
마드리드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선 상자 폭발로 직원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마드리드의 국방부 청사와 미국 대사관을 비롯해 마드리드 외곽 공군기지의 유럽연합(EU) 위성 센터에도 화약과 점화장치가 장착된 소포가 배달됐지만 폭발 전에 발견돼 처리됐다.
또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앞으로도 소포폭탄이 발송돼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폭탄을 발송한 것은 '러시아 임페리얼 무브먼트(RIM)'라는 극우단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군사 훈련장까지 운영하는 이 단체는 러시아 정보당국과 연계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국무부는 RIM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이 단체의 주요 인사들은 소포폭탄 사건 이전 스페인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미국과 유럽 당국은 소포폭탄 공격을 기획한 것은 러시아군 정보조직 총정찰국(GRU) 산하 특수부대인 29155부대로 특정한 상태다.
참전 경험이 있는 노련한 군인들로 결성된 러시아군 29155부대는 암살·쿠데타 지원 등의 특수작전을 전문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은 이 부대가 사실상 산하단체나 다름없는 극우 무장단체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이 같은 공격을 기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선 세일즈 전 국무부 대테러조정관은 스페인에서 발생한 소포폭탄 공격에 대해 "러시아가 서방국가 내부에서 테러를 수행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일종의 경고로 보인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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