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경제, 우려했던 것보다 덜 나빠"…유가·구리 값 강세
"우리 수출 반등 가능성"…"전세계 침체에 수출 수혜 크지 않을 것"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중국이 방역 정책을 리오프닝(오프라인 활동 재개)으로 전면 전환하면서 한국경제에도 온기가 감돌지 주목된다.
중국의 일상 회복에 소비가 회복되면 대중(對中) 수출이 부진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예상이 나온다.
반면 세계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없으며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가 크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 중국 리오프닝 속 옅어진 세계 경제 비관론
2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주요 인사들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이전보다 낙관적으로 언급하면서 그 배경 중 하나로 중국을 거론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경제 전망이 몇 달 전 우려했던 것보다는 덜 나쁘다면서 중국을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언급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유럽은 꽁꽁 얼지 않았으며, 경기침체는 오지 않았고 중국은 정책을 수정했으며 물가상승률은 둔화했다. 이 모든 것이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주요 투자 은행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는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2%에서 5.5%로 올렸고 바클리스는 3.8%에서 4.8%로 올렸다.
중국의 소비자 구매와 해외여행이 늘고 공급망 차질이 완화돼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다시 수행한다면, 세계 경제의 회복도 그만큼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지난 20일 t(톤)당 9천324달러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는 산업 전반에 활용돼 경기 전환점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닥터 코퍼'(Dr.Copper·구리 박사)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중국은 구리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최근 2주간 10.22% 올랐다.
◇ 중국 소비 회복에 '마이너스' 대중 수출 반전하나
중국의 일상 회복은 중국을 최대 수출국으로 둔 한국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대중(對中) 수출은 작년 6월 감소세로 전환한 뒤 7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대중 수출 등의 부진에 전체 수출도 3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수요 회복 시 대중 수출의 호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 요인 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 가운데 중국 내수용이 76.1%를 차지했다.
중국 내 일상 회복 후 보복 소비가 나타난다면 우리 수출도 빠르게 회복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는 "대중국 수출 중 내수용 비중이 3/4을 넘고 있어 향후 중국 경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내수가 활성화될 경우 대중국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경기가 이번 리오프닝으로 1분기가 지난 뒤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 수출도 생각보다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中 수요 회복시 물가 상승 가능성…"아직 경기 회복 국면 아냐"
이처럼 최근 중국 리오프닝을 중심으로 비관적인 분위기가 옅어지고 있지만 당장 개선된 실물 지표는 찾기 힘들다.
중국의 작년 12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9.9% 줄어 전월(-8.7%)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중국의 11월 수출은 33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는데, 이보다 더 악화한 것이다.
중국의 수요 회복이 최근 둔화하고 있는 물가 상승세를 다시 밀어 올려 주요국의 통화 긴축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중국의 방역 정책 전환이 전 세계 경제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 긴축으로 세계 경기 침체의 폭이 깊어진다면 우리 수출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구조상 우리 수출에 대한 중국 소비 회복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대중국 내수용 수출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1∼2007년 연평균 19.9% 증가했으나, 이후인 2010∼2021년 6.7% 증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대중 수출 증가세를 전부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경기가 회복된다고 우리 수출이 확 좋아진다고 보기에는 예전과 다른 구조적인 변화가 보이는 것 같다"며 "우리 수출에 있어서 미국·유로존 등 선진국 소비 시장의 침체 정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올해 중반에 광범위한 경제활동 위축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앞으로의 경기 흐름이 회복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우리나라는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ncounter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