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임기 절반까지 '장관교체 0'은 오바마와 바이든뿐
하원 장악 공화, 국토안보장관 탄핵 시도…백악관 "맞서 싸울것"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백악관 참모 상당수가 조만간 물갈이되면서 2024년 대선 체제로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 방송은 23일(현지시간) 이미 기정사실이 된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교체가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 준비에 따른 백악관 참모들에 대한 광범위한 개편의 첫 단계라면서, 이들 참모가 향후 몇 달 내에 백악관을 떠나 선거운동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인 클레인은 내달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이후 제프 자이언츠 전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으로 교체될 것으로 전해졌다.
클레인 비서실장이 2년 넘게 근무했기에 교체는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며, 곧 본격화할 대선 운동을 위해 여타 참모들도 줄줄이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백악관 참모들의 자리 이동과는 반대로 내각의 경우 당분간 현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2년이 지났지만 15개 부처 장관 중 누구도 하차한 사람이 없다. 곧 떠나야 한다는 통지를 받은 장관도 없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했다.
NBC는 "바이든 내각은 이례적으로 안정적이며, 가까운 미래에도 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드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버지니아대 싱크탱크인 밀러센터의 선임연구원인 캐서린 던 텐파스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정부 이래 지금까지 버락 오바마 정부만이 그의 첫 임기 절반까지 하차한 장관이 한 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3년 차에 접어들 당시 15개 부처 장관 중 절반에 가까운 7명을 교체했고, 백악관 비서실장은 두 번 바뀌었다.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민주)은 "내각 누구도 불명예스럽게 떠나거나 폭로성 책을 쓰거나, 대통령을 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1·8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당수 인사는 장관 교체는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유지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봤다.
상원이 장관 인준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하면 교체 인사도 좀 더 수월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했지만, 예상과 달리 교체 인사는 없었다.
NBC는 "각료들이 보수가 더 좋은 민간 분야로 가거나, 새로운 정치 이력을 시작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현재 어떤 대우를 받는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이 가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준다고 당국자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예컨대 바이든 대통령이 노조 관련 연설을 할 때면 노동장관에게 전화해 연설문 내용이 납득할 만한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기업가들이 우려를 제기하면 상무장관에게 연락해 조언을 구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애니타 던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내각을 진정으로 활용하고 소중히 여긴다"며 "종종 장관들은 백악관과 단절된 느낌을 받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내각에 의존해 조언을 구한다"고 말했다.
NBC는 "역대 미 대통령은 내각을 희생시키며 백악관에 권력을 집중해 일부 장관이 소외감을 느꼈다"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헨리 키신저 안보 보좌관에게 민감한 외교정책을 위임하며 윌리엄 로저스 국무장관이 쪼그라들었다는 사례를 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첫 국무장관인 렉스 틸러슨과 접촉하지 않았고, 그를 '멍청이'라고 부르며 '트윗 해임'했다.
물론 현재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불법 이민자 차단 등 국경 통제 실패를 주장하며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 결의안을 제출해 낙마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백악관 관계자는 "마요르카스 장관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그런 시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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