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스·열요금 약 40%↑…전기료까지 올라 체감 난방비 더 크게 느껴
"관리비 부담 2배 커져…곳곳서 난방비 폭탄 호소"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설 연휴 끝자락부터 전국에 올 겨울 최강 한파가 닥친 가운데 도시가스 요금, 열 요금 인상 등으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가구가 속출하고 있다. 한파로 이번 달 난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다음달 고지되는 난방비는 더 불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5일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이달 서울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69원으로, 전년 동기(14.22원) 대비 38.4% 올랐다.
중앙·개별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난방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036460]가 도매 요금을 책정한 뒤 각 시·도가 공급 비용을 고려해 소매 요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5.47원 올랐다. 1년 새 인상률은 42.3%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이 가속하면서 국내 LNG 수입액이 567억달러(약 70조원)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종전 최대였던 2014년 수입액(366억달러)을 훌쩍 뛰어넘은 사상 최대치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LNG 수입 가격은 2021년 12월 t(톤)당 893달러에서 작년 12월 1천255달러로 40.5% 뛰었다.
도시가스가 아닌 지역난방으로 난방을 하는 열 요금 역시 올랐다.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 요금은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해 조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1Mcal(메가칼로리)당 주택용 열 사용요금(난방·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요금)은 지난해 3월 말까지 65.23원이었다가 4월 66.98원, 7월 74.49원, 10월 89.88원으로 잇달아 인상됐다.
열 요금이 오른 것은 2019년 8월 이후 약 3년 만으로, 작년 한 해 인상률만 37.8%에 달했다.
이런 영향으로 본격적인 동절기가 시작된 12월의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든 주민과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난방비 인상폭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설 연휴 기간 급등한 난방비가 화제에 오른 가운데 주택마다 설치된 보일러로 난방하는 개별난방 방식보다 중앙난방이나 지역난방의 난방비 인상 폭이 훨씬 크다는 얘기가 정설처럼 나돌기도 했다. 현행 난방비 산정 방식으로 보면 근거가 미약한 주장이다.
맘카페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난방비를 포함한 관리비 부담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는 난방비 외에도 전기요금을 비롯한 그 밖의 공공요금도 일제히 올랐기 때문이다.
전기료는 지난해 세 차례(4·7·10월)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19.3원 오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13.1원 급등하며 2차 오일쇼크 시기였던 1981년 이후 42년 만에 최고 인상 폭을 기록했다.
전기난로나 온풍기, 라디에이터와 같은 난방 장치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난방비 인상 체감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이 많은 이달의 난방 수요는 지난달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난방비 부담이 더욱 커질 개연성이 높다.
난방공사 관계자는 "12월보다는 1월에 더 추운 날이 많아서 난방의 수요가 높고, 사용량도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날부터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밑으로 떨어진 최강 한파가 맞물려 난방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정부는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올리면서도 겨울철 난방비 부담 등을 고려해 가스요금을 동결한 상태다.
난방요금을 끌어올리는 주 요인인 LNG 수입단가는 작년 9월(t당 1천470달러)을 기점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가스공사의 누적 손실이 약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정부가 2분기부터는 가스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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