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주장…"싸움 걸고 분란 일으킨 혐의"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완화를 요구한 '백지시위'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9명을 체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인권 사이트 '웨이취안왕'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해온 웨이취안왕은 지난 20일 베이징시 검찰이 현지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의심되는 9명의 체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웨이취안왕은 체포된 9명에 '싸움을 걸고 분란을 일으킨' 혐의가 적용됐다고 설명했으나 정보의 출처는 공개하지 않았다.
체포된 이들 중에는 이달 초 중국 인터넷에서 반향을 일으킨 영상을 올린 출판사 편집자 차오즈신도 포함됐다. 차오즈신은 지난해 11월 27일 베이징에서 벌어진 '백지시위'에 참가했으며 이후 동료들이 줄줄이 형사구금되자 자신도 체포될 것을 직감하고 영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싸움을 걸고 분란을 일으킨' 혐의는 중국 당국이 반체제 인사를 구금할 때 흔히 적용하며 최대 5년형에 처할 수 있다.
웨이취안왕은 앞서 중국 당국이 시위 참가자 100여 명을 구금하고 있다고 다른 시민 단체 등을 인용해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5일 소식통을 인용해 시위 참가자 최소 12명이 구금돼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체포는 시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사라짐에 따라 중국 당국이 시위 관계자들을 조용히 쫓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말 중국에서는 우루무치 화재 참사를 계기로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많은 시위자가 당국의 검열에 맞서 무언의 항의를 뜻하는 흰색 종이를 들고나오면서 '백지시위'가 해당 시위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됐다.
중국은 백지시위가 일어난 지 약 열흘 만에 3년간 고수하던 '제로 코로나'를 폐기하고 방역을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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