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램 리서치 식각장비 공급 제한에 타격"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미국의 제재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우한에 두 번째 웨이퍼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연기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26일 전했다.
또 다른 반도체 전문가는 YMTC가 미국의 제재 이전에 여러 대를 구입해 웨이퍼 제조 시스템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문제는 미국의 램 리서치 등으로부터 식각(에칭)장비를 공급받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램 리서치는 웨이퍼의 식각 공정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업체이며, 식각장비는 3D 낸드 웨이퍼 제조 공정에서 중요하다.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2016년 우한에 설립된 YMTC는 글로벌 낸드 플래시 메모리 칩 시장 개척을 위한 중국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내놓은 잇단 제재에 발목이 잡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 14nm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YMTC 등 중국 기업 36개를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SCMP는 "외국 반도체 전문가들은 YMTC가 즉시 망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반도체 장비와 서비스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기술 발전과 양산을 위한 YMTC의 역량은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캐나다 반도체 컨설팅 업체인 테크인사이트는 YMTC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200단 이상의 3D 낸드 플래시를 생산해냈다고 주장했다.
테크인사이트는 "YMTC가 엑스태킹(Xtacking 3.0) 232단 낸드 플래시를 생산했음을 발견했다"며 "코로나19 봉쇄, 지정학적 긴장, 미국의 무역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첨단 기술은 YMTC를 세계 반도체 업계의 중요한 경쟁자로 만든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에도 램 리서치 같은 최고 반도체 장비업체와 사업할 수 없는 상황은 YMTC의 기술력에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보고서에서 "핵심 장비 제공업체의 지원이 없는 YMTC는 엑스태킹 3.0으로 알려진 최신 3D 낸드 플래시 기술의 개발에서 거대한 기술적 장애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산의 타격 외에도, 애플과 다른 업체들이 중국 기업과 샘플 생산 작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가운데 중국 바깥의 낸드 플래시 바이어들은 이제 YMTC의 기술을 채택하는 것에 상당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렌드포스는 "YMTC는 기술적 정체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점차 잃게 될 것이며 시장 점유율 잠식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2D 낸드 플래시 제조로 돌아가는 등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