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명품소비족', 제로 코로나 이후 외국 대신 하이난행

입력 2023-01-26 16:38  

中 '명품소비족', 제로 코로나 이후 외국 대신 하이난행
하이난성, 면세 쇼핑몰 늘리고 판매 제한 푼 것이 주효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명품 소비족이 춘제(春節·설) 연휴에 외국 대신 하이난성을 찾아 지갑을 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춘제 연휴는 공식적으로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이지만, 춘제 당일인 22일 전후로 최대 4주 휴가를 즐긴다. 예년 같으면 연휴에 명품 소비족의 외국행이 줄을 이었으나, 이제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통신은 춘제 연휴인 지난 25일 하이난성(省) 싼야시의 면세점 전용 쇼핑센터인 중국면세품그룹(CDF)몰에 수천 명의 중국인이 몰렸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의 유명 백화점인 해로즈에서 쇼핑을 즐겼다는 위순샤오는 "영국은 멀고 항공권을 사기도 쉽지 않지만 (하이난성의) 싼야는 원할 때 언제든지 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7일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대거 철회한 이후 외국 여행 제한을 풀고 입국 때에도 방역 차원의 격리 조치를 없애면서 중국인의 외국행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예상했던 수준만큼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여행 플랫폼인 트립닷컴에 따르면 여행 제한이 풀린 이달 초 외국행 항공권 구매가 200% 늘었지만, 중국 관광업계에선 자국 쇼핑객들의 명품 소비가 외국이 아닌 중국 현지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3년 가까운 제로 코로나 기간에 여행 제한으로 중국 현지 명품 소비에 익숙해진데다 중국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 하이난성 정부가 명품을 포함한 면세품 판매 제한을 크게 완화하면서 소비 패턴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상하이에 있는 컨설팅 기업 롤랜드버거의 직원인 조나단 옌은 외국으로 향하는 중국 명품 소비족도 있겠지만 "이젠 중국 현지의 명품 시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중국 당국은 남한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하이난성 전체를 세계 최대 면세 쇼핑지로 만들기 위해 성(省) 내 기존 10개 면세점 이외에 2개의 쇼핑몰 개장을 허가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 2020년 하이난 연간 면세 쇼핑 한도를 기존 1인당 3만 위안(약 547만 원)에서 10만 위안(약 1천820만 원)으로 올렸다.
하이난성 남쪽의 싼야시와 북쪽의 하이커우시에 면세점들이 집중돼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하이난성 정부 주도로 지난달 7일부터 '하이난 면세 연말연시 축제 시즌'이 시작돼 다음 달 5일까지 지속된다. 하이난성과 하이커우시, 싼야시는 작년 9월부터 7차례에 걸쳐 면세 소비 쿠폰을 지급했다. 이 기간에 중국인은 항공권 없이도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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