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교부 "현지 군부 정권, 프랑스에 철군 요구"
"부르키나파소, 친러로 돌아선 말리 전철 밟아"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프랑스가 25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군부 정권의 요구에 따라 부르키나파소에 주둔하는 자국군을 1개월 내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고 AP·AFP 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우리는 전날 부르키나파소 정부로부터 프랑스군 주둔의 근거가 된 2018년 협정을 폐기하기로 했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면서 "협정 폐기 효력은 서면 통지를 받은 1개월 후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부르키나파소에는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배치된 프랑스군 400명이 주둔하고 있다.
프랑스군은 2013년 말리 북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몰아낸 뒤 부르키나파소, 말리, 차드, 모리타니, 니제르 등 사헬 지역 국가에 주둔해왔다. 현재 이 지역에 머무르는 프랑스군은 총 3천여 명이다.
하지만 부르키나파소에서는 군부 지도자 이브라힘 트라오레가 지난해 9월 쿠데타로 집권한 후 반프랑스 정서가 커지면서 프랑스군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트라오레는 러시아와 유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부르키나파소가 러시아와 가까워지면서 프랑스와의 관계를 끊은 말리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리에서는 군부 세력이 2020∼2021년 두 차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러시아 용병 업체 와그너그룹과 협력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프랑스군은 지난해 8월 말리에서 철수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철군 계획을 발표한 다음 날인 26일에는 부르키나파소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를 프랑스로 소환해 현재 부르키나파소 상황과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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