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감사결과 발표…NIH,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연구에 46억원 지원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코로나19 유출설에 휩싸였던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 지원한 연구자금의 사용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고 미 정부가 지적했다.
미 보건인적서비스부(HHS)는 지난 25일(현지시간) NIH가 미국의 환경·의료 관련 비정부단체인 에코헬스 얼라이언스(EcoHealth Alliance)에 지원한 연구자금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에코헬스가 2014∼2021년 NIH에서 받은 약 800만달러 가운데 일부를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다시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출현의 위험에 대한 이해'라는 연구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374만8천715달러(약 46억원)를 지원받아 337만6천503달러를 사용했다.
NIH는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하고, 우한연구소에 대한 지원 사실이 논란이 되자 2020년 4월 24일 지원을 중단했다.
HHS는 NIH가 연구단체들이 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사례로 미국 정부는 2014년 10월 인플루엔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이나 전파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발표하고 2017년 12월 이런 연구 지원을 재개할 수 있는 검증 절차를 마련했다.
그러나 NIH는 우한연구소가 수행하는 연구를 지원 보류 대상으로 판단하지 않았고 검증 절차가 마련된 이후에도 다시 확인하지 않은 채 지원을 계속 했다.
우한연구소의 연구는 박쥐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기원을 이해하기 위한 것으로 병원성을 강화할 가능성이 매우 작다는 에코헬스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HHS는 이번 감사에서 이 판단 자체의 타당성을 검증하지 않았다면서도 NIH가 이런 문제를 보수적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정책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HHS는 NIH가 지원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또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정부의 기조에 따라 에코헬스의 자료 제출 요구 등 연구 모니터링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외국 단체에 대한 지원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향후 지원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도 했다.
이 연구소는 코로나19의 최초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 있어 연구소의 실험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찌감치 제기됐다.
그러나 2021년 초 우한을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우한 시장에서 판매된 동물에서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정보기관은 2021년 8월 보고서에서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인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적어도 코로나19가 생물학 무기로 개발됐을 가능성은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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