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공화당 맹폭…"한국 CEO, '신뢰할 국가라 美에 투자'라고 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행정부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며 '정책 뒤엎기'에 나선 공화당 하원을 향해 연일 날 선 발언을 퍼붓고 있다.
11·8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한 공화당이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조정에 협조하지 않아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는 데다, 정부 정책과 반대되는 입법 시도를 이어가자 공개 일정 때마다 '공화당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스프링필드에서 가진 연설에서 공화당 하원의 입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공화당 하원은 유가를 올리고 싶어 하며,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하려 한다"며 "또 전국적으로 30%에 달하는 판매세를 부과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공화당 하원은 지난 12일 대통령의 전략비축유 방출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는 최고가를 제시한 업체에 비축유를 팔도록 하는데, 지난해 수백만 배럴이 중국 에너지업체의 미국 법인에 판매됐다는 게 공화당 주장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법대로면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판매세 도입 역시 중산층에 세금을 전가해 결과적으로 부자 감세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반론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법안을 거론하면서 "절대 안 된다. 그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하원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해 법안이 백악관에 넘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공화당 법안의 부당성을 국민에게 강조하려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하원이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인상을 거부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하며 "우리는 진전을 파괴하려 위협하는 공화당 하원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 의원들로부터 우리 정책이 창출한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의 그러한 행태가 미 경제에 혼돈과 고통을 일으킬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공화당 하원의 국세청 예산 삭감법안, 메디케어를 포함한 사회보장, 노인을 위한 은퇴 및 의료지출 프로그램 예산 삭감 시도에 대해서도 "그것이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나의 친구"라고 칭하면서 친근감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새해 첫 일정을 매코널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켄터키에서 가졌는데, 매코널 원내대표도 참석한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당파를 넘어선 '협치'를 강조한 바 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미국을 더 나은 재정의 길로 이끌고 싶다면, 바이든은 무책임한 정부 지출을 해결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방한 때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한국 기업 CEO(최고경영자)에게 미국에 투자한 이유를 물었더니 미국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국가이고 세계 최고의 노동자들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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